main by 멧가비

2018

블랙팬서(0214)  플레이어원(0330)  인피니티워(0425)  데드풀2(0518)  한솔로(0525) 
쥬라기2(0622)  와스프(0706)  베놈(1005)  다크피닉스(1102)  주먹왕2(1121)
스파이더버스(1214)  아쿠아맨(1221)  비틀주스2
블랙라이트닝(0116)  제시카존스2(0308)  크립톤(0312)  데어데블3  닥터후11  클록앤대거

영화 자막 개그 18 by 멧가비


아논 Anon (2018) by 멧가비


네크워크 혁명을 지나, 네트워크 공해라고 불러도 무방할 시대에 살고 있다. 아귀처럼 탐욕스런 이 네트워크라는 것은, 이제 단순 텍스트의 교환을 넘어 시청각의 영역까지 잡아먹는 중이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형성하는 세상 모든 과정, 그 일부를 사실상 이미 거의 대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화는 한 해 앞서 나온 [더 서클]에 대한 비관적 대답이다. 위에서 네트워크는 탐욕스럽다고 말 했으나, 탐욕스러운 것은 도구가 아닌 사용 주체, 즉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몰라도 무방하지만 알고 싶은 더 많은 것들에 대한 탐욕스런 호기심. 그 관음증의 욕망을 극대화한 이 영화의 세계관은, 작중 구체적으로 설명은 없으나, 저 영화 속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한 부분이 심각하게 파괴되거나 소멸한 이후일 것이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비관적 SF 드라마 시리즈인 [블랙 미러]의 [당신의 모든 삶]과 [악어] 에피소드에서는 이미 시각 정보의 "데이터화"와 "의무적 공유"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모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 영화는 더 나아가, 맨 눈을 대체하는 이른바 '심안'이라는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시각을 강탈당할 수 있음에 대한 공포를 언급한다. "신체 강탈자"가 아닌 "시각 강탈자"라니! 발상 끝내준다.



[블레이드 러너]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공각기동대] 까지, 수 많은 사이버펑크 작품들이 관습처럼 따라해 클리셰로 만들어 버린 천박한 자본주의의 도시. 그 휘황찬란한 거리의 네온 간판들 마저 '심안'을 통한 증강현실로 대체해 묘사한 아이디어가 좋다. 하지만 중심 소재와 구체적인 몇 개의 아이디어들의 가능성은 불발탄처럼 뒷심 없는 각본에 희생된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캐릭터는 도입부의 신비한 등장이 무색하게도 사실은 별 거 없는 "토큰 뷰티"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


사이프리드가 정말 지독한 악당이고 마지막에 클라이브 오웬에게 처절하게 복수 당했더라면 어땠을까. 연기 잘 하는 배우를 조금 더 과감하게 깨뜨리지 못하고, 안전한 울타리 안 화분에 꽃처럼 고이 모셔두는 이 졸렬한 각본 안에 존재하기엔, 아이디어들이 아깝다. 앤드류 니콜의 영화들을 좋아하지만, 그가 여성 배우를 다루는 소홀함은 [가타카] 이후로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






연출 각본 앤드류 니콜




데드풀 2 Deadpool 2 (2018) by 멧가비


사실 1편 때도 그랬지만, 내가 선호하지 않는 유형의 코미디다. 가진 재료로 어떻게든 승부보는 대신, 외부의 소재들을 계속 끌어와 이죽거리는 류 말이다. 메타 조크도 한 두 번이지, 영화의 웃음 포인트가 남의 영화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거기서부터 마음이 식는다. 이거 그냥 [빅뱅 이론]에 슈퍼히어로 하나 들어와 있는 거잖아.


하지만, 싫어하는 타입이라고는 하나 유독 이 시리즈는 흔쾌히 받아들여진다. 생각해보면 앞서 언급한 메타 유머에 자극적인 연출, 뜬금없는데 왠지 어울리는 음악 등. 1편에서 이미 재미 봤던 뻔한 수법들 또 갖다 썼을 뿐이지만, 농담이라는 게 그렇다. 달변가들은 한 말 또 하고 또 해도 그게 들을 때 마다 재미난 경우가 있거든. 데드풀이라는 캐릭터에 피로하기엔 이 장르에서 아직은 독보적이기도 하고, 저 데드풀의 독설인듯 애매모호한 농담들에서는 라이언 레이놀즈 본인의 진정성도 느껴지고 말이지. 이미 갈팡질팡 하며 시리즈로서의 전체 그림은 형편없어진 '엑스맨 시리즈'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시리즈에 나름대로 품위있는 일단락을 지어준 [로건]에 마저 (성역화는 커녕) 시작부터 시비거는 이 영화에, 어찌 웃음을 아낄 수 있으랴.


하지만 다음 영화도 똑같다면 그 땐 정말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영화가 확실한 건, 1편처럼 러닝타임 내내 웃게 되진 않더라. 질리기 전에 수법 바꿔야 한다. 유행어 하나 터지면 그것만 반복하다가 초라하게 막 내리는 공개 코미디 꽁트처럼 되진 않길 바란다. 그린 랜턴 조크가 영원히 먹히진 않을테니까.


그런데 애초에 1편부터 전적으로 데드풀의 트래시 토크와 메타 유머로 짭짤했던 영화라,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기도 애매할 것이고, 그냥 소진되다가 스러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시리즈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편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


아쉬운 점. 영화 도입부에 제시되는 데드풀의 개인적인 고뇌와 영화 전체의 플롯이 다소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있다. 따지자면야, 러셀에게 향한 총알을 데드풀이 대신 맞아준 게 애초에 바네사의 죽음에서 시작한 나비효과이기도 하니까 이론적으로는 기승전결이 맞는 이야기긴 한데, 뭔가 아무튼 헐겁게 맞아 돌아간다는 인상이 다소 있다. 뉴질랜드 꼬마와 케이블 출현 등, 국면전환이 너무 빨랐기 때문일까.


데드풀 왈, 이번 영화 컨셉은 '가족 영화'란다. 전작이 데드풀의 주장대로 정말 로맨스 영화를 데드풀식으로 재해석한 것이 납득 갔다면, 이번에는 약간은 어거지 같다. 계속해서 가족 영화임을 주장할 거였으면, 저게 왜 가족이지? 싶은 생각으로 마무리 지어지면 안 되는 거잖아. 악당이 될 녀석을 설득해 가족으로 만들어버리는 구조. 악당이 없는 영화다 이건데, 그거 하나는신선하다. [스카이 하이]에서, 적이 친구가 되고, 친구가 애인이 되고, 애인이 적이 됐던 묘한 순환 구조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의의는 '엑스맨 시리즈'에 대해서다. 그 시리즈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데드풀 영화 스스로 지나치게 의식했더라면 지금의 색깔은 없었을 터. "우리 같은 시리즈잖아"라며 가식적으로 어깨동무 하고선, 철저하게 이용하고 조롱만 하는 뺀질거림이 좋다. 엑스맨 시리즈는 이제 거의 통일신라 말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시리즈가 아직은 영향력이 있을 때 데드풀 쪽에서 조금 더 맞 갖다 쓰고 함부로 다뤘으면 좋겠다. 이미 3류 악당으로 등장한 바 있던 저거넛을 컴백 시킴은 물론, 재비어와의 형제 설정도 되찾는 걸 보면 이미 세계관과의 연결성은 전혀 신경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론적으로는 엑스맨 유니버스에 속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데드풀이라는 탕아의 독립된 시리즈라고 인식하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지막 느낀 점. 사실 영화 다 보고나서 어째 좀 밍숭맹숭 하더라고. 세계관을 뒤흔드는 큰 사건도 없고, 전작과 연결되는 떡밥 풀이라든가 후속작으로의 클리프행어 등등 없이, 너무나 캐주얼하게 마무리 되는 슈퍼히어로 영화라니. 문득 뒷통수를 맞은 느낌 들었다. 어느 샌가 내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다단계식 서사 운용 방식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다는 생각이 든 거다. 코스 요리만 먹다보니, 가성비 좋은 단품에 어색해하는 단계 까지 온 거지. 사실 그 단품들이 맛있어서 입문한 장르였는데 말이다.







연출 데이빗 레이치
각본 렛 리스, 폴 워닉, 라이언 레이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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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바네사는 정말 살아난 거 맞는지 좀 애매하다. 같이 나열된 내용들이란 게 "그렇게 라이언 레이놀즈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만우절 구라 같은 것들이라 바네사 부분 하나만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도 찜찜하네. 다음 편 보면 알겄지 뭐.



이번 영화에도 일단은 휴 잭맨 또 나왔다. 은퇴한 노병의 개근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에이전트 오브 쉴드 519 ~ 521 by 멧가비



감당할 수 없는 스케일 큰 일들을 건드리며 폭주해가는 에오쉴

시즌 후반, 슬슬 쌈마이한 외계인들 이야기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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