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by 멧가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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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슈퍼마리오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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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2012) by 멧가비


네다섯명이 순서 무시하고 두는 난장판 바둑과도 같은데, 다음 수를 빨리 결정해서 빨리 두는 사람이 어쨌든 집을 차지하는 룰. 활로를 위한 각자의 수싸움이 복잡하게 얽히는 가운데 자성만이 살아남은 것은 결국은 인의(仁義) 때문, 이 부분이 판타지적이라면 판타지적이고 복고적이라면 복고적이다. 치밀한 수 싸움, 살벌한 액션, 예쁘게 포장된 폭력배 캐릭터, 배신과 반전, 모던하게 비정하다가다도 복고적으로 의협적인 플롯 흐름 등 갱스터 누아르의 어쩌면 전체를 한 번 쭉 훑는 듯한 느낌이 들게도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무간도]라든지 잠입 경찰 플롯에 대한 유사성이 많이 지적되곤 하는데, 장르 안에서 그 정도 레퍼런스를 가지고 작품의 전체적인 평가를 절하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 하겠다. 빌려다 쓴 소재 그 나머지 자리의 오리지널리티들이 영화의 완성도와 관계된 진짜 중요한 부분들임을 무시할 수 없으며, 까놓고 보면 마스터피스라 꼽히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등의 글로벌 히트작 안에서의 레퍼런스 비율 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흔히 [올드보이]를 두고, 원작의 "감금방" 설정을 제외하면 전혀 다른 각색이라 하는 게 중평인데, 이 영화에서의 잠입 경찰 설정이 딱 그 감금방 정도이지 않을까.


이거 자꾸 2편들 얘기하는데, 그냥 이 한 편이 딱 완성품이라 나는 처음부터 2편 같은 것 바라지도 않았다. 마지막 플래시백은 정청의 죽음 마저 발판으로 삼고 정점에 선 이자성 캐릭터에게 아이러니처럼 매달려있는 기억으로서 완전한 것이지, 그걸 후속작에 대한 티저라고 여기면 이 영화가 가진 한 편으로서의 완결성을 해칠 뿐이다. 게다가 시리즈화 할 정도로 대단히 활력있는 세계관이 구축된 것도 아니고, 그냥 딱 안절부절 하던 경찰 끄나풀이 자기 살 길 찾아 안면몰수하고 깡패 두목이 됐다, 거기서 끝나는 게 가장 모양새가 좋다.


박성웅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이 영화고, 황정민이 그간 다른 영화들에서 보여준 스펙트럼의 압축파일이 정청이고, 이정재에게는 [오징어 게임]도 있고 앞으로 헐리웃에서 길이 트이면 다른 대표작이 생기겠지만 내겐 이 거, 이 영화의 노이로제 연기는 내가 본 이정재의 어떤 연기보다 가장 인상적이다. 최민식의 대표작은 당연히 아니지만 최민식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연기와 전혀 다른 캐릭터라서 인상적인데, 그간 최민식의 이강재, 오대수 등등은 심플하게 에너지가 끓어오르는 캐릭터들이었던 것과 달리 정반대로 정서적으로 차가우면서 복잡한 심리층을 가진 못된 경찰 캐릭터라서 좋다.


각 인물들의 마지막을 전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재감상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영화 중 하나.





연출 각본 박훈정



호빗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by 멧가비


"반지 삼부작"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솔직하게 밝히자면, 대단하다는 것 알겠고 당대에 상당히 흥분한 채로 n차 관람 했으며 객관적으로 봐도 실사 영화판에서 "소드 앤 소서리" 장르의 기준치를 갑자기 한 방에 껑충 높여버린 뭔가 오파츠 같은 걸작, 그러나 보고 있지 않을 때에도 문득 생각나고 시간이 지나도 또 보고싶을 정도로 취향에 착 감기는 감칠맛은 없다, 라고 하겠다.


해당 리뷰에서도 밝힌 바, 뭔가 올림픽 결승전 마냥 비장하고 엄숙한 긴장감이 삼부작 전체를 뒤덮고 있는 막중한 무게감도 그 이유 중 하나. 작중 인물들이 맡은 임무는 공적으로 너무나 중요한 무언가라서 반지원정대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마치 예비군 훈련가는 직장인처럼 딱딱하게들 굳어 보이며, 전장에 나가서는 차가울 정도로 하나같이 능숙하고 점잖다. 그것도 영화를 몰개성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 (물론 명색이 장르의 표준이 된 고전을 각색한 영화인데 "몰개성"이라는 말은 너무 모욕적이다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 역사상 최고라 모두가 칭송하는 판타지 걸작 삼부작에 대한 내 인상이 그러했는데, 시간이 꽤나 흐른 후 제작된 프리퀄 아닌 프리퀄, 오리지널 삼부작이 가진 물리적인 완성도와 절대적인 충성도의 팬덤 아래에서 태생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이 천덕꾸러기 프리퀄이, 어째선지 내게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별 거 아닌 상황에 대해서도 만연체처럼 한도 끝도 없이 묘사 또 묘사가 이어지는 장대한 원작을 압축하느라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던 반지 삼부작과 달리, 이쪽은 반대로 짧은 원작과 긴 각색 사이에 발생하는 여백에 귀엽고 재치있는 상상력이 비집고 들어간다. 중견 반열에 들기 전 이미 반지 삼부작이라는 최고의 경력을 완성해 놨고 이제 슬슬 거장 소리 좀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피터 잭슨이, 조금 힘을 빼고 마치 부업처럼 즐기면서 만든 듯한 유쾌함과 낭만이 내게는 느껴진다. 반지 삼부작이 멋지고 신비한 그러나 멀리서 감상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조형물이라면, 이쪽은 기분 좋은 활기가 넘치는, 모험을 정말 모험같이 하는 진짜배기 어드벤처 영화 같다.


귀족같이 거드름 피우는 엘프들이 차려준, 하프 연주와 와인이 곁들여진 채식 위주의 정갈한 식사 자리에서 마치 터프한 광산 노동자들처럼 음식을 씹어 삼키며 맥주를 찬양하는 노래를 고래고래 불러대는 우당탕탕 드워프들, 그 문화 충돌의 코미디. 인상 좋은 시골 촌부들같은 호빗들이 잔뜩 나오는 초반부 재래시장 장면. 판타지 세계를 테마로 잡은 듯 일상적인 풍물과 생태로 가득한 마치 페이크 다큐멘터리 같은 이 볼거리들을, 얼굴에 새똥 묻은 마법사가 토끼 썰매를 타고 우거진 숲을 질주하는 이 괴짜 같은 영화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 영화는 왠지 모르게 그냥 처음부터 미움을 받은 채로 시작한 면이 적잖이 있는데, 원작의 결을 따라 소박한 동화로 구현했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이 영화가 반지의 제왕 삼부작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설득되지 않는다 어쩌고 하며 까였을 것 같다.





연출 피터 잭슨
각본 피터 잭슨, 기예르모 델 토로 外
원작 J. R. R. 톨킨 (소설 [The Hobbit], 1937)


마블 탐구 - PC에 절여지기 전, 그러니까 디즈니 없던 마블은 by 멧가비















장애를 소재로도 조크를 하던 독한 놈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디즈니 마블




장애인 쿼터랍시고 저 사이에 데어데블 낑겨 넣는 짓도 하려면 할 것 같아서 두렵다








아일랜드 탐구 - 반이 사용하는 무기에 대해서 by 멧가비

반이 들고 다니면서 정염귀와 싸울 때 쓰는 무기는, 원작 기준으로 하면 바즈라 - 금강저(vajra, 金剛杵)라는 법구다. 베다 신화 속 제석천의 번개를 형상화한 도구인데 주로 고대 인도 불교, 티벳 밀교 등 탄트라 계열 수행자들이 명상 하거나 진언을 외울 때 손에 쥐는 물건이다. 즉, 원래는 무기가 아니며 무기로 쓰기에 효율적이지도 않다.


픽션 쪽에서는 주로 8, 90년대 일본식 퇴마 장르 만화 속 캐릭터들이 들고 다니는 모습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공작왕이 사용하는 것은 금강저의 일종인 독고저






슈라토는 삼고저를 갖고 있다






원작의 반은 금강저의 일종인 푸르바 - 금강궐(phurba, 金剛橛)을 무기로 사용하는데, 애초에 금강저의 '저'자가 공이 저(杵)를 쓰고 금강궐의 '궐'은 말뚝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이름에서부터 날붙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손잡이 윗부분은 삼각뿔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으며 실제로 원작 만화에서도 작화로서 이 점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 굳이 무기로서의 쓰임새를 생각하자면 찌르는 흉기나 휘둘러 때리는 둔기로서가 더 유용하지 않을까.


즉, 모서리 세 부분을 아무리 날카롭게 갈아도 얕게 베던가 찌르면 찔렀지 절대로 뭔가를 절단할 수는 없는 물건이다. 그런데 반은 그런 걸 쥐고선 마동석보다 두꺼운 요괴들 팔다리모가지를 뚝뚝 끊어버리니까 비현실적으로 강해보이는 건데, 








드라마에서는 그냥 디자인만 화려한 단검으로 바꿔버렸다. 원작자로부터 감수를 안 받았을리는 없고, 베는 무기로서의 개연성을 위해 고증은 포기한 거겠지.









푸르바의 바른 용례, 영화 [샤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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