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2019) by 멧가비


가을 은행 털듯이 적들 목숨 털면서 피의 아수라장을 헤쳐나가는 게 존이었는데, 이번 영화는 그냥 존 윅 몰카다. 되게 둔해 빠진 중년 아저씨를 대상으로 "나 사실은 존나 강한가?" 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몰카처럼, 붕붕 날으는 슈퍼 암살자들이 맥락없이 뒈져 나가기만 하잖아.


전작들에선 뒤뚱대는 키애누 리브스의 액션에 조연들이 톤과 리듬을 맞춰 움직여 줬다. "존 윅 리얼리즘"이라는 게 거기 있는 거였다. 근데 이번작에서는 적들은 자기들이 펼칠 수 있는 최대한의 기량을 펼쳐가며 움직이다가도 존나 마법처럼 존한테는 털린다. 구라를 치려면 잘 쳐야 되는데 밑장 빼는 소리 다 들리고 있는 꼴이다. 일곱 살 조카들도 삼춘이 봐 줘 가면서 놀아주는 거 다 안다. 근데 존만 모른다.


존도 웃긴 게, 총칼은 다 피하는데 주먹은 못 피한다. 쉽게 말해서, 한 방 맞으면 뒈지는 공격은 잘 피하고 조금 견딜만한 건 몇 대 씩 쳐 맞아주고 있다는 소리다. 액션을 그 따위로 구성해버리면 존한테 심각한 멘탈 문제가 있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든다.


가장 최악인 부분, 자본주의 영화의 함정과도 같은 법칙. 히트 친 영화는 시리즈화 된다. 시리즈 화 되려면 군살을 붙여야 한다. 와 씨발, 존윅도 이걸 못 피해가네. 존나 무슨 거창한 설정이 계속 튀어 나와. 근데 하나도 안 궁금하고 재미도 없어. 드래곤볼에서 계왕신 나오는 타이밍부터 좆같아졌을 때 딱 이런 기분이었다. 급기야 설마 하던 그것 마저 기어 나온다. 나오는 순간 영화를 개쌈마이로 만드는 그것. 머더뻐킹 카타나, 니가 거기서 왜 나와. 1편 2편 존나 터프한데도 세련 된 영화였잖아. 왜 갑자기 장 끌로드 반담 시절로 돌아가냐고. 감독님 톤 앤 매너 모르시냐고.


액션 영화가 옥수수만 잘 털면 됐지 스토리며 기승전결이며 뭐가 중요하냐고 주둥이 터는 놈들도 똑같이 강냉이 털려야 된다. 그럴 거면 집에 편안하게 앉아서 유투브로 홍콩 영화 액션 장면 모음이나 진삼국무쌍 플레이 동영상 같은 거나 보지 뭐하러 옷 입고 신발 신고 극장엘 가냐. 그렇게 말하는 놈들은 클라이막스 액션 시퀀스에 도달하기 까지 거치는 각본, 연출에 고민하는 예술가들 전부를 본질적으로 개무시하는 거다. 영화는 영화지 움짤이 아니잖아.






연출 체드 스타헬스키
각본 데릭 콜스터드, 샤이 해튼, 크리스 콜린스 마브 에이브럼스

덧글

  • 포스21 2019/10/12 15:29 #

    크. 이거 시리즈도 봐야 되는데...
  • 멧가비 2019/10/12 15:51 #

    1, 2는 정말 끝내줍니다
  • 자크드미 2019/10/17 07:14 #

    세계관을 무리하게 확장시키려고 하니까 보는 제가 지치더라구요... 총을 사용한 액션에 보는 맛이 있었는데 맨손격투랑 칼만 무진장 나오구 ㅋㅋㅋ 4편 나오는 거 같은데 거기선 좀 적당히 하고 4편에서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 멧가비 2019/10/18 05:51 #

    '우리는 다른 것도 할 수 있어' 하면서 욕심을 좀 부린 것 같은데, 존윅은 그냥 존윅으로 가고 다른 건 다른 영화에서 보여줬어야 했죠. 4편이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동시에 존윅 다운 마지막이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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