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2019) by 멧가비


좋은 점이 있다. 전작들과의 대구(對句). 특히 레이와 렌의 파도 결투는 오비완, 아나킨의 용암 행성 결투를 연상시키면서 동시에 온도적으로 대비되어 기묘하게 아름답다. 동굴에서 애제자 한 명 앞에 두고 초라하게 죽어간 요다의 모습에 마음 아파 본 팬이라면, 저항군 행렬의 추모를 받으며 떠나간 레이아의 모습에 조금은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 딱 그 정도 좋다. 전작 [라스트 제다이]를 좋아한 사람들 중 누군가는 후속작인 이 쪽의 "새로운 것에 대한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 본 것일텐데, 저 정도 좋은 것으로 좋은 걸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디즈니 공산품"이 돼버렸다. 그리고 그 기준은 까마득히 어린 프랜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삼고 있는 듯 하다. 저 유명한 "온 유어 레프트" 장면이라거나 "아이 엠 아이언맨" 등, 텍스트로만 적어도 머릿속에서 명장면이 자동 재생되는 그 레퍼런스를 차마 가져다 써먹지 않기가 힘들었던 걸까. 그래도 그렇지 씨바 스타워즈 쫀심이 있지. 끝판왕이 가루로 흩어져 퇴장하는 것 까지 갖다 쓰면 어쩌냐. 쌍제이와 케빈 파이기의 역량 차이만 증명한 꼴이 되었다.


이제 와서 新 삼부작에 대해 말하면, 애초에 방향성이 없었던 것이 지금의 좌초를 이끌었을 것이닫. 존속 살해가 직접적으로 두 번이나 다뤄지는 것도 께름직하고, 세 편 내내 특히 이 영화에 와서는 감정선이 존나 좆같이 너무 섬세하다. 아니 무슨 미친 선댄스 영화야? 이 삼부작의 일관된 톤이라면 마스코트 로봇이(팔아먹기 좋게) 일정하게 점점 작아진다는 것 뿐이다.



평은 의미가 없으니 여담이나 몇 개.

- 팰퍼틴은 그렇게 좆돼 놓고도 또 라이트닝을 못 버려. 그니까 이게 라이트닝이라는 게 포스의 오줌 같은 건가 보다. 몸에 너무 힘을 주면 슬쩍 새어 나오기도 하고, 한 번 싸기 시작하면 도중에 끊기 힘들고.

- 프리퀄 삼부작은 삼부작 모두 대충 비슷한 단점을 가졌는데, 신 삼부작은 각각 다른 이유로 싫다. ([라제]는 좋아했지만 싫은 점도 당연히 있고) 구성이 난잡하고 뭔가 한 편 한 편 건너가면서 뭔지랄인가 싶은 기분이 드는게, 꼭 가족오락관 고요속의 외침을 보는 기분이다.

- 포스로 하는 치료, 흡성대법, 어검술 이거 전부 게임에서 해 본 거다. [제다이 아카데미] 한 편만 해봐도 익숙한 기술들, 지금에 와서 게임 유저들한테 팬서비스 해서 어쩌자는 건가.


마지막 씬. 라스 가(家)의 수분 농장을 무슨 성지순례라도 하듯이 찾아가는데, 거긴 그냥 루크가 청소년기 까지 위탁 돼서 자란 곳일 뿐이지, 스카이워커의 상징적인 장소도 뭣도 아니다. 아나킨도 레이아도 거기서 안 자랐는데 뭔 거길 가서 분위기를 잡고 자빠졌어.


MCU가 한참 작두 탈 때, 나는 그 일련의 작품군을 '21세기의 스타워즈'라고 평하곤 했는데, 지금에 와선 천만의 말씀이다. [엔드 게임] 같은 우아한 피날레를 어떻게 이겨. 덕질할 거리 하나 줄어서 속이 시원하다.






연출 J. J. 에이브럼스
각본 J. J. 에이브럼스, 크리스 테리오, 콜린 트레보
원안 조지 루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