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2020) by 멧가비


비디오 게임이라고 가정해 보자. 게임하면서 스토리 신경 쓰는 사람 의외로 많지 않으니 일단 넘어가고,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서울 배경 참 잘 구현했다. 도로에 널부러져들 있는 구조물들은 카 스턴트로 보너스 포인트 모으는 데에 유용할 것이고, RC카 조종하는 서브미션도 참 재밌을 거야. 주인공은 전투 베테랑이고 조연들은 운전을 잘 하니 각기 특능을 부여해서 [GTA 5]처럼 캐릭터 교체해 가면서 플레이 하는 재미가 쏠쏠하겠지.

이걸 왜 비디오 게임에 비유할 수 밖에 없는지는 본 사람은 안다. 딱 비디오 게임 수준의 캐릭터 빌드업과 서사 전개 때문이다. 아니 그것도 옛말인 게, 요즘 비디오 게임은 스토리마저도 좋다. 바꿔 말하면 영화인 주제에 게임 보다도 스토리가 떨어진다는 소리.


어쨌든 이걸 게임이라고 치면 일단 물리적인 퀄리티는 되게 높은 편이다. 근데 문제는, 비디오 게임이라는 건 결국 내가 플레이 해야 재미있다는 것. 아니면 쇼맨십 좋은 스트리머의 게임 방송 실황을 구경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그 게임이 무슨 의미가 있어. 되게 진지하고 과묵한 누군가가 우직하게 플레이하는 거 구경만 해야되는데, 오픈 월드 게임 하면서 상호 작용에는 관심 없고 컷신은 전부 스킵해. 그냥 총 쏘고 운전만 해. 상상만 해도 너무 지루한데 계속 봐야 돼. 이 영화가 그렇다.


[매드맥스] 우라까이 부분이 호평이던데, 아니 대체 왜? 무게감 중력감이라곤 1도 없는 종이 자동차들이 나풀거리는 걸 계속 봐야하는 게 제일 고역이었는데. 강동원은 중견 배우로 이제 자리 잡는구나 하던 시점부터 어째 필모가 다 엉망이다. 생각해보면 원톱 주연으로 떡하니 남긴 작품이 하나도 없네.





연출 각본 연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