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트라즈 탈출 Escape From Alcatraz (1979) by 멧가비


영화를 거듭 섭렵하고 데이터베이스가 쌓일 수록, 내가 좋아하던 어떤 걸작들이 알고 보면 오리지널리티를 별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고는 한다. 이 영화는 [쇼생크 탈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다. 그렇다. 이 영화를 논하려면 [쇼생크 탈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쇼생크 탈출]이 관객에게 전율을 주는 건 크게 두 파트다. 인간 드라마와 탈옥 트릭의 물리적 쾌감. 그 중 후자 쪽이 알고보면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거의 다 그대로 갖다 썼을 뿐이라는 점이 포인트다. 정확히 말하자면 [쇼생크 탈출]에 실망했다기 보다는, 그 많은 재미난 장면들을 가진 원본의 존재에 감탄하는 거지.
(다행히 내가 [쇼생크 탈출]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탈옥이 아니라 음악 방송 씬이다.)


이 영화가 가장 근사한 점은, 수감된 주인공의 사연이라든가 탈옥의 당위성 등에 대해 미사여구를 달지 않고, 그저 탈옥의 귀재가 세상 가장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그 알카트라즈에서 또 한 번 탈출한다는 텍스트에만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마치 신파에 연연하지 않는 담백한 스포츠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제목부터 알카르타즈를 탈출 하겠다 선언하고, 정말로 (존나 재미있게) 탈출만 딱 깔끔하고 끝나는, 그렇기 때문에 잘 회자되지 않고 그래서 많이들 모르는, 나만 알아서 더 좋은 전설의 걸작이라 하겠다.






연출 돈 시겔
각본 리처드 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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