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고스트 (2010) by 멧가비


[추격자]로 데뷔 대박을 터뜨린 나홍진의 차기작 [황해]와 극장가에서 맞붙었다. 처음부터 잘 돼 봐야 2차 시장의 히어로가 될 운명이었다. 그런데 [황해]를 이기고 흥행에 성공했다지. 아뿔싸, 크리스마스 시 즌이었어, 그럼 역시 나홍진보다는 코미디지. 그런데 정작 극장에서 본 사람보다 입소문 타고 재유입된 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컬트의 운명을 타고 났는데 컬트가 되지 못 했다가, 컬트가 아닌데도 컬트 대접을 받는 기묘한 컬트 영화라는 소리다.


반전 감동으로 유명하다더라 . 근데 어떤 평을 들어봐도 이걸 "걸작" 혹은 그 이하의 "명작" 쯤으로 취급하지는 않는다. 즉, 완성도가 높아서 유명한 작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눈물 버튼이 눌리기 전 까지는 클리셰 범벅에 썰렁한 코미디 뿐이고, 문어체 대사에 연기 디렉션도 썩 좋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구나 울 수 밖에 없다. 마치 눈물샘에 즉각적 버튼을 다는 외과수술이라도 받은 듯이.


이 유치한 이야기를 결국 끝까지 다 봤다는 안도감과 해방감이 드는 때 쯤의 타이밍이다. '미나리'라는 소재가 기억에 날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떡밥 아닌 떡밥으로 머리에 남아있을 쯤이기도 하다. 되게 연기파 까지는 아니지만 늘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차태현의 연기. 그 연기로 보여주는, 입에 밥 물고 눈물 흘리기라는 클리셰가 이어지기 그 몇 초 간의 딱 좋은 정적. 그 모든 사소한 요소들이 우연 반 필연 반으로 맞물려 다시 없을 최고의 타이밍에 버튼이 눌린다. 마치 크립톤 행성에서 온 아기가 대기업 가문에 입양되어서 자랐는데, 과학 연구 중 감마선에 노출된 거미에게 물려 절대 초인이 된다는 확률 정도로,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의 중첩으로 기적이 일어나는 거지. 되게 잘 얻어 걸렸다는 소리다.


그래서 이 영화는 눈물 버튼이다. 처음부터 다 볼 필요도 없고, 앞의 내용은 본 기억만 갖고 "그 장면"만 다시 돌리면 건조하게 나마 언제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신통방통한 버튼 말이다. 이럼 영화라기 보다는 무슨 처방약 같은 거잖아 이거.


개인적으로는 이상형인 장영남이 죽이게 예쁘게 나와서 좋은 영화다.





연출 각본 김영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