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취 주성치 영화 베스트 7 by 멧가비

7. 소림축구 少林足球 (2001)


사실상 주성치 황금기의 마지막. 이후의 [쿵푸 허슬]은 이 전 까지의 영화들에 나왔던 주성치적 요소들의 집대성, 혹은 잘 만든 자기복제에 가깝고 오리지널 요소의 비중, 주성치 캐릭터의 주도성 등을 따지자면 내게는 이게 주성치의 마지막 주연작이다. 공식적으로는 주성치의 첫 단독 연출작.


마이너한 문화가 대중에 주목받는 순간이 오면 그 때가 곧 전성기요 동시에 꺾여 내려가는 순간이다. 늘 그렇다. 당시 아는 사람끼리만 즐기던 "주성치라는 컬트 장르"가 대중에게 널리 공개된 계기가 이 영화였다. 아마도 이 영화랑 그 이후 [옹박]을 중심으로 마이너한 영화들이 영상 클립으로 입소문을 타는 문화가 시작되지 않았었나 싶다.



연출 주성치
각본 주성치, 증근창





6. 도학위룡 2 첩혈위룡 逃學威龍 2 (1992)


1편도 어지간히 뒤집어지는 코미디인데 2편에 와서도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거짓말'이라는 요소가 더 강화되어, 액션 첩보물로서의 장르적 전개에 충실했던 2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미디의 함량이 더 높다. 

서유기 2부작은 주인이 예쁘게 나온 것 때문에라도 과대평가 된 면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주성치와의 케미스트리는 이 쪽이 더 낫다. 주인의 첫 주연작인데다가 캐릭터성도 자하선사보다 더 좋다.



연출 진가상
각본 진가상, 완계지





5. 식신 食神 (1996)


가장 좋아하는 주성치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가 아니지만, 주성치 장르에 입문하겠다는 사람에게 단 한 편만으로 주성치 영화들이 어떤 세계관인지 보여주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꼽겠다.


주성치 특유의 협잡꾼 캐릭터와 개과천선, 언더독의 입신양명 플롯 등이 아주 뚜렷하게 보인다. 막문위가 가장 주성치적으로 빛나는 영화이기도.



연출 이력지, 주성치
각본 곡덕소, 주성치





4. 주성치의 파괴지왕 破壞之王 (1994)


개인적으로는 주성치 세계관의 원점. 왜냐하면 내가 이 걸로 주성치 필모에 입문했으니까. [무장원 소걸아]와 더불어 이 쪽도 역시나 [쿵푸 허슬]의 베이스가 된 작품. 다만 이 영화에서는 진짜로 뭔가 대단한 무술 고수로 발전하는 거 없고, 그냥 사기꾼에게 속아 수련하게 될 뿐.


그 전 까지 주성치 영화라는 걸 본 적이 없었어서, 이거 보면서 정말 여러 번 기함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 영화배우들 이름도 개그소재로 막 얘기하질 않나, 예쁜 여배우도 사정 안 봐주고 망가뜨리질 않나...물론 여기서 종려시가 망가지는 건 망가지는 것도 아니라는 걸 나중에 가서야 알았다.


아무튼 객관적으로 보면 주성치 영화 중 그렇게 눈에 띄는 작품은 아닌데, 그냥 첫 경험 무시못하는 그런 게 있다.



연출 이력지
각본 곡덕소





3. 무장원 소걸아 武狀元蘇乞兒 (1992)


플롯 전개나 설정, 캐릭터 유형 등등의 면에서 [쿵푸 허슬]의 프로토타입임과 동시에 상위호환. 작중 분위기와 달리 때깔 좋은 제도권 느낌의 [쿵푸 허슬]과 달리 이 영화는 파이팅 있던 시절의 언더독 주성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오맹달과의 콤비 플레이도 이 영화에서가 가장 좋았다.



연출 진가상
각본 진건중






2. 007 북경특급 國産凌凌漆 (1995)


주성치 영화 도장깨기를 하다 보면 상당히 이질적인 작품이 몇 개 툭툭 튀어나오는데 그 중 하나. 주성치의 캐릭터 롤이 언더독도 아니고 꼼수를 부리지도 않고 처음부터 내내 진지하기만 한 완성형이다. 그런데도 주성치 필모 중 단순히 웃음 터지는 빈도수만 따지면 이 영화가 1~2등 쯤 한다.

어찌보면 늘 주성치가 맡는 사기꾼 역할은 히로인인 원영의가 일부 넘겨 받은 셈인데, 초반에 서로 자기소개한 후 원영의가 슬쩍슬쩍 주성치를 죽이려고 하는 시퀀스에서 이 영화의 웃음 지분 절반 이상이 들어있다. 사실 거기만 보고 꺼도 이 영화 다 본 거나 마찬가지인데, 특히 칼 던져서 사람 몸에 꽂히는 걸로 이렇게 웃길 수 있는 영화는 본 적이 없다. 그걸 조금 변주해서 재탕한 게 [쿵푸 허슬]에서의 식칼 투척 씬.



연출 이력지, 주성치





1. 구품지마관 九品芝麻官 白面包靑天 (1994)


밑바닥 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권토중래 하는 나사 빠진 주인공 역시 주성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인데, 그걸 다룬 작품들 중에 스토리 완성도가 가장 높다. 대충 여영부영 넘어가는 전개 없이 핍진성이 척척 들어맞는 점이 놀랍고 의외로 감동도 있다. 난 솔직히 주성치 영화 보면서 감동 같은 거 받은 적 없는데 유일하게 이 영화만 그렇다.

엄마가 보검 꺼내준다면서 생선 내밀 때 정말 뒤집어진다. 홍등가 누님들이랑 트래쉬 토크 배틀하는 씬에서는 웃느라 눈물이 너무 나서 화면을 못 볼 정도.



연출 왕정
장민 종려시




와 존나 옛날 얘기들이네



덧글

  • Rogner 2021/01/05 14:59 #

    저도 거의 다 재미있게 본 영화들이네요. 이상하게 저는 파괴지왕을 보면서 제일 현웃이 터졌던 기억이 나는데, 친구와 동생과 함께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한동안 그 셋이서는 '무적풍화륜'이라고 말만해도 깔깔거리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리스트에는 없지만 저는 '정고전가'라는 영화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립네요, 옛날 주성치 영화들.
  • 멧가비 2021/01/05 15:41 #

    유덕화한테 사기치는 영화였죠? 아..그것도 재밌었죠..
  • Rogner 2021/01/05 23:05 #

    맞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거기 나왔던 구숙정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 SAGA 2021/01/06 00:24 #

    전부 다 보면서 깔깔 웃었던 영화들이네요. 주성치 영화는 지금도 즐겁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서유기 월광보합과 선리기연도 참 좋았지요.
  • 멧가비 2021/01/06 02:05 #

    저는 이상하게 주성치 서유기 2부작은 정말 별로더라구요
  • Singchi 2021/01/06 01:04 #

    저도 주성치영화 정말 좋아합니다 하지만 구품지마관은 그다지 인상전인영화는 아니었어요 감상을 남겨놓지도 않은걸 보면요 하지만 그 영화에서 장민 의 연기가 아주 훌륭했던것이 기억이 나네요 재판장에서 끌려나가고 원한의 눈이 내릴때 주성치의 넋나간 표정도요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 멧가비 2021/01/06 02:07 #

    아이디부터가 이미 대단한 팬이신 것 같네요ㅎㅎ
  • 포스21 2021/01/06 07:51 #

    거의 다 제목만 들어본 정도네요. ^^ 광고로는 많이 봤는데..
  • 멧가비 2021/01/06 14:28 #

    주성치 영화 개봉 광고도 했었나요??
  • 포스21 2021/01/06 15:40 #

    신문 , 잡지의 광고 말입니다. 그리고 tv광고...? 는 좀 애매 하군요. ^^
  • nachito loco 2021/01/06 16:20 #

    장민 최고.
    저는 신정무문도 추천하고 싶어요.
  • 멧가비 2021/01/07 18:07 #

    미남배우 종진도 나오는 그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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