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라이크 미 Dead Like Me (2003) by 멧가비


서양의 저승사자 쯤 되는 그림 리퍼(grim reaper)들의 이야기. 소재와 달리 판타지나 호러 쪽은 전혀 아니고 그냥 일상물이다. 검은 로브에 낫 들고있는 그림 리퍼는 오프닝에만 나온다. 


주인공 조지아는 매사에 시니컬한 사회초년생인데,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죽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게, 주인공이 저승사자가 돼야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그런데 그 죽는 방법이 좀 골 때려서 저승사자들 세계에선 마치 해리 포터처럼 나름 유명인사다. 저승사자가 되어 자신의 손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면서 삶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조지아는 성장한다. 즉 주인공이 죽은 다음에야 성장하는 기묘한 드라마.


경제적으로 무능하지 않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독립을 독촉 당했던 것도 아니고 착한 동생도 있었다. 조지아는 사실 삶의 좋은 조건을 가졌었으나 그것들의 소중함을 모른 채 따분함에 갇혀서 염세주의자처럼 살았는데, 저승사자로서 태업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살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는 일을 하며 변하기 시작한다. 코미디와 일상적인 생활감을 통해 삶에 대해 성찰하는 따뜻한 드라마.


[스몰빌]에서 조드 장군 역할했던 칼럼 블루 형이 영국인 저승사자로 나오는데, 전형적인 브리티쉬 망나니 캐릭터를 연기하며 씬 스틸러 역할을 한다. 이 드라마에서 웃음 지분은 대부분 이 사람 몫. 


인기가 없었는지 두 시즌만에 캔슬로 끝난다. 드라마로 제대로 끝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가벼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 마무리 지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그렇게 까지 이야기가 확장되지 못해서 아쉽고, 어쨌든 극장판이라도 하나 나와서 대충 마무리는 지어 줬던 점은 고맙고 다행이다. 요새 드라마 보면 그런 게 어딨어 그냥 칼 같이 캔슬이지.






제작 브라이언 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