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스 Fortress (1992) by 멧가비


크리스토퍼 램버트 표 뻔뻔한 액션 영화 중에 상대적으로 제일 진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일 것이다. '산아제한' 위반을 중범죄로 다루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인데, 아 여기서 말을 바꿔야겠다. 산아제한에 대해 따로 진지하게 고찰하거나 하는 건 없고, 그냥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미래 감옥에 가둬 깽판치게 만드는 명분일 뿐이다.


램버트 역시 90년대 액션 장르 시장에서 나름대로 자기 자리가 있었던 배우이기는 하나, 고난이도의 격투기를 구사할 정도의 전문 액션 배우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장 끌로드 반담, 스티븐 시걸 등과는 다르다. 그래서 램버트의 영화는 심플한 격투 영화들보다는 늘 장황한 설정이 붙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헐리웃 입성작인 [하이랜더]부터 그랬고. 바꿔 말하면 직접 몸을 쓰는 것보다는 램버트의 이미지가 더 중요한 작품들이라는 뜻이다.


미국 출생임에도 태생적으로 프랑스계가 섞여있기도 하고, 때문에 세계관에 완전히 섞여 있는 역할보다는 어딘가 외부에서 온 사람의 아우라 같은 게 있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온당치 못한 법 행정으로 감옥에 갇혔으나, 재소자 동료들을 인도하여 홍해를 가르고 탈옥할 것만 같은 메시아적 이미지가 어울렸는지도 모르겠다.


램버트의 독특한 이미지 외에도 체내에 심는 탈옥 방지용 폭탄이라든지 하는 아기자기하게 재미난 SF 소도구들이 있어 내용이 뭐든 지루할 틈 없이 쭉쭉 봐지는, 전형적인 8말9초의 B급 헐리웃 액션 영화 중 하나.





연출 스튜어트 고든
각본 트로이 네이버스, 스티븐 파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