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 Léon (1994) by 멧가비


반복적인 일상, 직무 수행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자폐 아저씨가, 나이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돼버린 소녀를 만난다. 직업 킬러와 거취 불명의 고아, 두 사람의 정서적 교감은 그렇게 제도권에서 벗어난 위태로운 환경에서 정서적 혼란과 함께 시작한다. 화분과 우유 외에는 아무 것도 없던 중년 남자의 무기질적인 삶에 불쑥 보호가 필요한 소녀가 끼어든다. 그러나 소녀는 아저씨에게 피보호자가 아닌 여자로 어필하고 싶다. 그 동상이몽 사이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둘의 관계는 그들의 삶 만큼이나 아슬아슬하다.


아저씨와 소녀는 그런 기묘한 동행 관계를 통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거나 어딘가에 당도한다. 소녀는 복수라는 행위를 통해 천덕꾸러기로서의 끝이 안 보이는 불행한 삶을 상징적으로 마무리 지었으며, 아저씨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마음의 안식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부도덕과 악행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이뤄진 둘의 정신적 교감에 일반론적인 도덕 잣대를 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대상조차도 되지 못 할 것이다. 이것은 두 사람이 "정말 그런 형태"로 사랑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랑이 그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감독인 뤽 베송 본인에게 페도필리아적 연출 의도가 있었는지를 묻는다고 하면 그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이다. 대본에도 없는 미성년 배우의 나신을 기어이 카메라에 담고 말았다던 임○○처럼 윤리의 선을 훌쩍 넘은 것은 아니지만, 레옹과 마틸다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는지 뭐였는지, 당시 나이 13세 쯤이었던 나탈리 포트만을 찍는 카메라의 시선이 미세하게 탐닉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이 영화를 통해서 '스팅'에 입문한 사람이 많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너무 오래 전 영화라 이제 와선 사실인지 아닌지 아무래도 상관 없게 돼 버렸다.






연출 각본 뤽 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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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한 마디

"돌고돌다 결국 다시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