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Minari (2020) by 멧가비


영화가 다루는 가족애 어쩌고 하는 부분은 제껴두고, 두 가지 지점에서 굉장히 "영리한" 영화다. 첫번째는 어째서 지금이냐에 대한 부분. K-POP과 K-드라마 그리고 [기생충]으로 전에 없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저변이 서구권에서 확대대고 있는 지금 시점에 딱 나오기 좋은 영화잖나. 의도했는지의 여부와 달리, 좋은 타이밍인 건 사실이다.


두번째는 한국계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은 굉장히 미국적이라는 점이다. 스티븐 연의 고집스러운 가부장적 캐릭터는 다분히 한국적인 듯 하지만 사실은 미국적으로 보수적이다. 편견과 달리 미국이야말로 가장 혹은 남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문화권인데다가, 그 가부장적 남자가 뚝심있게 밀어부치는 사업이 바로 농지 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기 판매 이전에 이미 농사로 일어선 나라이며 농사는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간 산업이다. 한국계 가족을 다루는 현대 영화라고 해서, 캘리포니아에서 슈퍼마켓 운영하는 따위의 이야기였다면 지루하게 인종 편견만 부추겼을 뿐이었겠지. 초기 이민자 가족이 땅을 사서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는, 한국계 미국인들도 이미 미국의 일부이지 외부인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이 역시 의도했는지의 여부와 달리 현명한 소재 선택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지금 이 영화가 북미에서 받는 대접에는 약간의 간지러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 [기생충]의 봉준호에 이어 이 영화의 윤여정이 또 한 명의 코리안 무비 스타 대접을 받던데, 이게 전체적인 한류 열풍 빨을 조금 등에 업은 결과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가진 100 중에 10도 채 안 보여준 것 같은데 거 양키들 너무 호들갑들 떠는 거 아니냐 싶은 거지. [돈의 맛], [죽여주는 여자] 이런 거 정도는 봐야 윤여정을 알지 이 쌔끼들.


한예리는 출연작을 내가 얼마 안 봐서 어떤 배우인지 잘 모르고, 스티븐 연은 여러가지 소문이 안 좋던데 미국 영화-드라마 시장에서 한국계 주연을 연기할 대체재가 아직 없는 게 사실이다. 애들이 애들 연기의 어떤 전형성을 따라가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굉장히 놀랍다.


한 가지 불만, 한국어 영화를 만들 거였으면 공동 각본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한국어 원어민 보조 작가를 한 명은 둬서 감수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전형적인 번역기 대사들이 끔찍하다. 연기력으로 커버해서 티가 안 날 뿐이지, 심지어 윤여정 대사들도 심각하더라. 





연출 각본 리 아이작 정

덧글

  • nachito loco 2021/03/22 15:02 #

    한국배우들이 출연했는데 대사가 번역기....
    윤여정 정도면 대사 수정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 멧가비 2021/03/23 09:53 #

    성품 자체가 어지간하면 안 따지고 그냥 하는 스타일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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