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비전 WandaVision (2021) by 멧가비


영화, 드라마를 막론하고 MCU 작품 중에 이렇게 시작부터 당황스러운 게 있었나. 50년대 서브어반 시트콤이라는 장르사적 배경에 아주 약간 관심이 있어서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도 이거 보고 괜찮으려나 하는 걱정부터 드는 게 사실. 


더 황당한 건 50년대, 60년대.... 계속 시대를 거슬러 올라오면서 시트콤 패러디를 하는데, 그게 사실은 크게 의미있는 연출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미국의 황금기인 50년대 배경 시트콤을 가상현실로 만든 게, 자신의 황금기로 돌아가고픈 완다의 어떤 노스탤지어적 무의식이 상징적으로 작동한 건지 어떤 건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아니 그런 거 없고 그냥 아빠가 덕질하던 미드가 그 시대 것들이었을 뿐. 그게 전부.


그런 것 치고는 시트콤 패러디 파트를 너무 오래 끌었다는 게 문제다. 떡밥은 1화, 아니면 적어도 2화 중반에서 끝냈어야지 10부작도 안 되는 미니 시리즈에서 뭔 지랄인가 싶은 거다. "헥스"라고 불리우는 그 가상현실 공간도 결국 드라마 최종보스와 만나기 위한 도구였을 뿐인데, 패러디와 메인 스토리 진행 사이에서 균형 맞추는 데에는 분명히 실패했다. 하지만 패러디의 질 자체는 좋았으며, 패러디를 구사함에 있어서 [플레전트빌] 등 기성 작품 등도 과하지 않게 벤치마킹했더라.


페이즈 4로 넘어가는 포문 역할로서 흥미로운 스토리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벌어진 이른바 "블립" 사건 이후 어벤저스 멤버 누군가가 겪은 정신적 방황을 처음으로 다룬 작품이거니와, '쟝 보드리야르'적인 주제의식을 얕게라도 다룬 첫 MCU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완다와 비전이 제대로 된 이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ABC의 [에이전트 오브 쉴드], 그리고 넷플릭스의 [디펜더스] 시리즈 이후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리즈의 첫 작품인데,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 





연출 맷 샤크먼
각본 잭 셰이퍼


덧글

  • 듀얼콜렉터 2021/03/24 16:07 #

    저도 1-2편만보고 GG쳤는데 4화부터 평이 올라가는걸보고 다시 봤더니 확실히 4편부터 페이스가 올라가서 볼만해 지더라구요.
  • 멧가비 2021/03/24 18:12 #

    볼만해지니까 끝나네요
  • SAGA 2021/03/28 23:58 #

    타노스가 일으킨 블립 현상은 원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더 비중있게 다뤘어야하지 않았나... 싶었지만 완다비전에서 나름 다뤘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만 이 드라마는 앞으로의 MCU 전개에 있어 혼란만 더 준 거 같아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