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대 고지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 (1962) by 멧가비


판권 문제가 다소 매끄럽지못하게 흘러 흘러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뒷얘기는 사라지고 어쨌든 사람들은 결과로 말하기 마련. 그래서 이 영화는 판권의 뒤숭숭함과는 별개로 최초의 컬러 킹콩 영화, 최초의 컬러 고지라 영화로 기억된다.


그리고 어쨌든 [고질라 VS. 콩]의 직접적인 원작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기초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의외로 오리지널리티와 재해석이 많은 리메이크판과 달리 이쪽은 [고지라]와 [킹콩]의 기초 시놉시스를 꽤나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고지라는 고지라 답게 밑도 끝도 없이 뭔가 부수려고 불쑥 튀어나오고, 콩은 콩 답게 정글의 원주민들에게 신적인 숭배를 받고 있다. 다만 원작 [킹콩]과는 달리 원주민 파트가 명랑하고 코믹하다. 


반면 정글 탐사대의 목적에 있어서는 당시 일본의 사회상이 상당히 직접적으로 풍자되고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일본의 60년대는 가정의 TV 보급이 탄력을 받고 있던 시기, 영화에서는 그러한 새로운 시장에서의 시청률 경쟁이라는 요소를 끌어들인다. 일본인들이 정글에 간 것도 시청률 때문이고 서로 다른 구역에 살아 마주칠 일이 없던 고지라와 콩이 검투장의 노예들처럼 싸우게 된 이유도 시청률 때문이다. 이는 구독자 혹은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현대의 관종들에 대한 풍자로서도 유효하다. 칼 덴험이 예술가적 야욕으로 해골섬을 찾고 앤 대로우가 대공황의 배고픔에 못 이겨 칼 덴험의 배를 탄다는 플롯은 사실상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에서나 제대로 다뤄진 부분이고, 33년작 원작은 사실 심플한 정글 영화였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당대를 풍자한 최초의 킹콩 영화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최초 타이틀. 30년대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터든, 일본판의 수트 액터든 아니면 몸에 센서를 붙이고 연기한 앤디 서키스든 콩을 연기한 모든 기술자와 배우를 통틀어, 이 영화에서 고릴라 탈을 쓰고 연기한 히로세 쇼이치는 실제 살아있는 생물을 상대로 결투 씬을 찍은 처음이자 마지막 콩 배우일 것이다.





연출 혼다 이시로
각본 세키자와 신이치
원안 윌리스 오브라이언
특촬 츠부라야 에이지

덧글

  • 포스21 2021/04/01 20:42 #

    의외로 풍자적?!
  • 멧가비 2021/04/03 16:21 #

    초중반부 까지는 정말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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