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Margaret (2011) by 멧가비


많은 픽션에서 말하는 뉴욕이라는 도시처럼, 불친절하고 꼬인 성격에 제멋대로 지껄이고 성질내야 직성이 풀리는 한 십대 소녀 리사가 있다. 소녀는 우연히 맞닥뜨린 교통사고 사망 사건으로, 그제까지 유지해오던 에고가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 사건에서 리사는 목격자이자 간접적 가해자. 세상 두려울 것 없이 활개치던 이 소녀 깡패에게 별안간 생겨버린 마음의 족쇄, 영화 촬영이 시작된 시기를 감안하면 이는 9/11에 대한 꽤나 직접적인 은유다.


슬픔과 죄책감, 분노, 공포가 뒤엉킨 복잡한 감정에 빠진 자신을 둘러싼 세계관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예술가 허영심에 빠진 엄마는 고통에 빠져있는 딸에게 오히려 의지하고 싶어 징징대고, 학교의 교사들은 편협하거나 한심한 남자들이다. 해당 사고의 유일한 피해자이자 사망자인 모니카의 친구와 사촌은 정의구현 대신 적당한 물질적 보상으로 타협하는 것에 만족할 뿐이고. 사건의 당사자(라고 스스로 믿는) 리사는 정확한 흑백을 가리고 누군가는 사망자의 목숨값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울부짖지만, 세상은 소녀의 나이브한 정의관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며 모두 등 돌린다.


[유 캔 카운트 온 미]로 장편 감독 데뷔한 케네스 로너건은 상실감에 빠진 사람의 감정 묘사에 거의 처음부터 탁월했던 연출가다. 이 영화에서의 리사는, 영화가 은유하는 9/11을 배제하고 보면, 세상이 자기 멋대로 돌아가주지 않음에 심사가 뒤틀린 여고생의 끝나지 않는 깽판, 혹은 누가 소녀를 악마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탐구처럼 보인다. 아니, 그렇게 생각해도 결국은 9/11에 대한 담론이다.





연출 각본 케네스 로너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