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볼 The Cannonball Run (1981) by 멧가비


60년대에 빅 레이스를 다룬 두 편의 코미디 걸작이 있었다. [매드 매드 대소동]은 노상에서 별안간 개최된 논 오피셜 레이싱이라 그들만의 리그일 뿐 세계관과의 상호작용은 없었다. 반대로 [그레이트 레이스]는 작중 전 세계가 주목하는 레이스가 소재이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나 느긋하다. [죽음의 경주]는 아예 결이 다른 영화니 논외.


이 영화의 "캐논볼 레이스"는 그 두 레이스의 장점?을 조합한 듯 하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불법 레이싱인데, 그래서 사전 경계 태세를 취하는 경찰들의 개입이 장르적 서브 요소로 작용한다. 레이서들이 지나는 주 마다 다른 경찰들의 성향도 그러하고, 레이서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하는 방식의 배리에이션도 볼거리. 즉 지난 빅 레이스 영화들의 개선판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인물을 다루는 방식에서는 그저 기믹을 내세운 프로레슬러들의 로얄럼블처럼 진행되는 경향이 짙다. 정확히는 [그레이트 레이스]를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Wacky Races]의 영향일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기믹"이 격돌하도록 셋팅된 빅 레이스, 참가하는 면면들은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재활용하거나 반대로 풍자한 것들이다. 버트 레이놀즈는 [스모키 밴디트]에서와 같은 페로몬 풍기는 카우보이이고, 고저 무어는 [007]에 과몰입한 부잣집 팬보이 역할이다. 그 와중에 또 80년대라는 시대적 한계가 보이는 게, 여성 레이서들은 육체파 아니면 트로피 역할로만 구성된다. 이미 아시아의 대스타였던 성룡은 [용형호제]의 캐릭터와 비슷한데 그마저도 성의있게 카피하지 못하고 클라이막스의 대난투 씬을 위한 액션 기계로만 활용된다. 그래도 성룡에게 있어서는 이 영화 출연을 통해서 "NG 크레딧" 아이디어 하나 건졌으니 남는 장사였겠지.


의외로 스포츠맨십이 살아있는 점이 흥미롭다. 중간 중간 서로 방해하는 계략을 부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레이스가 진행된다. 대난투에도 다 같이 참여했으며 우승자가 정해지자 다 같이 축하해주고 파티를 벌인다. 80년대스럽다면 80년대스러운, 쓸 데 없이 뒷맛 찝찝한 거 안 넣고 기분 좋게 웃다가 끝내는 영화.





연출 할 니덤
각본 브록 예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