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담 Black Adam (2022) by 멧가비


드웨인 존슨은 한 번도 실망을 시킨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기대 한 적이 없으니까. 드웨인 존슨이 블랙 아담 역을 맡게 된다는 기사를 접한 이후 그의 영화 두어 편을 더 봤다. 드웨인 존슨의 마법, 전혀 무관한 영화들을 시리즈로 묶어버린다. 그래서 생각했지, 번개 쓰는 더 락이겠구나.


지금 점점 어딘가 잘못 된 길로 가고 있지만 그래도 마블이 DC보다 잘하는 점, 좀 더 정확히는 그래도 체계가 잡혀있구나 싶은 점은, 새로운 캐릭터 하나를 런칭시킬 때 마다 세계관이 확장 되던가 차후 전개에 중요한 소재가 중요하게 다뤄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목적성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나갈 일 있을 때 겸사겸사 쇼핑도 좀 하는 경제적인 외출 같은 거지. 절대 그냥은 안 만들어 마블은.


블랙 아담은 그냥 샤잠 후속편의 악역으로 등장시켜도 될텐데 굳이 타이틀롤이다. 게임으로 치면 후속작이 아니라 DLC인데 정식 넘버링 가격으로 파는 식이다. 번개 마법 세계관은 [샤잠]에서 이미 충분히 소개됐는데 이미 픽스한 설정들 까지 엎어가면서 굳이 굳이 타이틀롤이다. 드웨인 존슨이 제작자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보면서 무릎을 쳤을 게 분명하다. 아 씨바, 돈을 대면 되는 거였구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다름 아닌 피어스 브로스넌의 닥터 페이트가 나왔는데도 짜져있기만 하고 재미없는 테스 아담의 전사(歷史)만 중언부언 되는 것 역시 드웨인 존슨이 제작자가 아니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슈퍼히어로 영화는 이미 MCU 한 집단만으로 현재 과포화 상태인데, DC는 지금 이딴 영화로 굳이 덤벼들면서 장르 수명을 깎아먹는 동반자살 작전을 진행 중인 듯 하다. 여기서의 "이딴 영화"란 건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굳이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 만들어도 전체 프랜차이즈에 아무 보탬이 되지 않는데다가 영화적인 미학도 결여되어 있으며 결정적으로 의외성이 전혀 없는 영화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냥 번개 쓰는 더 락 영화다. 드웨인 존슨은 아니 더 락은 배우로서의 진지한 욕심 없이 근육마초 캐릭터를 브랜드화해서 어떤 역할이든 더 락 기믹 원툴로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그게 그의 본심이 아니더라도 결과가 그렇다. 그냥 전에 하던 프로레슬링 비싸고 폼나게 즐기시는 중이라는 소리다. 사박인지 삼박인지, 모아 놓으면 구분 안 되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못생긴 DCEU 몬스터 하나 또 바지악당으로 세워놓고 후두려 패면서 참 즐거워 보인다.


그냥 결론만 말하면? 아니 꽤 재미있어. 낯익은 모든 미장센들이 레퍼런스들의 열화 카피지만 넋 놓고 팝콘이나 씹기에는 어쨌든 좋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의 더 락 영화다. 그게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냥 이 정도면 됐다 싶은 영화가 현재 나와있는 DCEU 모든 영화들 중에서 최상위권이기 때문이다. DCEU도 어느 덧 10년인데 더 락이 자기 돈 들여서 만드는 프로레슬링 영화가 최상위권이라니, 애매하게 잘 만들어서 오히려 프랜차이즈 전체의 근본적인 문제점만 부각시킨 꼴이 돼버렸다.


주인공은 사람을 무신경하게 죽여대고, 영웅들은 그에 적대하며 인명을 구출하지만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이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중요하게 다뤘으면 꽤 괜찮은 포스트 [왓치맨] 영화 같은 게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DCEU는 그런 거 안 하지.








연출 자움 콜렛세라
각본 애덤 스치키엘 外

덧글

  • 듀얼콜렉터 2022/10/29 11:04 #

    진짜 DCEU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큰 위기네요, 워너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이나 플래쉬의 주인공 배우인 에즈라 밀러의 개인적인 사건들등 미래가 안 보입니다.

    드웨인 존슨은 헤라클레스에서 크게 데이고 난후 이후의 영화는 그냥 기대없이 보니까 볼만하더군요 ㅋㅋ
  • 잠본이 2022/11/01 11:24 #

    더락은 그냥 평소대로 하는 중인데 워너가 워낙 바닥을 쳐온지라 시너지 아닌 시너지 효과를(...)
  • DAIN 2022/11/06 00:27 #

    근데 이 정도면 DC영화 중에선 무난 이상 아닌가 싶기도 하고 ㅎㅎㅎ 피어스 영감님은 최선을 다했고, 사실 더 락을 보고 "롱 리브 챔피언" 외쳐주는 자체가 일종의 메타개그 or 자학개그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ㅎㅎㅎ 진짜 이 정도면 더 락이 WWE 게스트로 나올 때 블랙 아담 옷입고 팬 서비스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좀 들었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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