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2010) by 멧가비


전작들에선 보지 못했던 조직 보스형 악당 랏소,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와 함께 "차별" 혹은 "계급" 이라는 새로운 테마가 제시된다. 햇빛마을 탁아소 소속 장난감 사회에 군림하며 측근을 제외한 새로 유입된 장난감들은 가혹한 노동 현장에 내보내는 랏소는 흔한 독재자 악당 스테레오 타입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비백인 이민자들의 사회 계급 한계라는 벽을 암묵적으로 세워놓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상징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세 편 쯤 되니 낯설고 무거운 테마를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장르 테크닉이 여간 화려해진 게 아니다. 햇빛마을 탁아소에서의 고난은 기본적으로 갱스터 누아르와 탈옥 장르인데, 마치 픽사 팬인 어린이들에게 언젠가 자라서 볼 영화 장르들에 대해 미리 예습시키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물론 그 아이들이 나중에 볼 어지간한 누아르나 탈옥 영화들 보다 이 영화가 더 잘한다는 게 문제지만. 


그런가하면 시리즈 본류인 실존적 고민도 더  깊어진다. 2편에서 스팅키 피트라는 존재를 통해 고민했던 장난감으로서의 실존주의적 위기가 바로 그 다음 영화에서 목전에 다가온 것이다.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결정하는 것과 그 미래가 지금 당장일 때 대처하는 것은 그 무게와 긴장감이 천지차이다. 여기서 영화는 재난물을 끌어들인다. 잘 만든 재난 영화들을 보면 서브 플롯으로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곁들이기도 하는데, 그것도 이 영화가 더 잘 한다.


우디와 앤디의 관계, 그 끝에 와서야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 정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식이 곧장 독립해서 집을 떠나는 미국의 문화. 어릴적에는 친구이자 영웅이자 상상의 세계로 데려다주는 안내자였던 존재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다 큰 소년. 즉, 앤디에게 있어서 우디와 이하 장난감들은 또 다른 부모였다. 앤디 실제 부모의 쓸쓸함이 필요 이상으로 짧게 묘사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감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십여 년을 이어 온 시리즈는 그 옛날의 소년소녀들에게, 장난감이란 부모의 역할을 나눠갖는 존재라는 정의를 내려주고 떠난다. 우리 현실에서 비단 장난감 뿐 아니라, 대한민국 부모 중에 뽀로로나 타요버스에게 빚 지지 않은 부모가 몇이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상당한 통찰이다.






연출 존 라세터
각본 앤드루 스탠튼, 마이클 안트 外

덧글

  • 듀얼콜렉터 2022/11/02 15:17 #

    이 영화 보면서 쓰레기 소각장의 장면이나 결말을 보고 참 눈물이 계속 나왔더랬네요, 진짜 깔끔한 마무리였는데 왜 4편이 나왔는지...
  • 멧가비 2022/11/03 14:32 #

    여기서 삼부작이 끝났고 후속작은 없다고 여기는 사람 많을 겁니다
  • 다르 2022/11/03 02:31 #

    장난감들이 또다른 부모였다는 문구가 많이 와닿네요.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어요.
  • 멧가비 2022/11/03 14:34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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