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by 멧가비


이게 그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속한다는 것도 싫지만 속한다고 해도 시리즈의 변종이다. 인간의 문화에 깊게 직접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묘사 등 질감이 다른 묘사 혹은 끝인 줄 알았던 3편에 이어 기어이 한 편 더 나왔다는 반발심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게 단순한 문제였으면 좋았으련만.


지난 세 편의 모든 모험과 고민은 장난감들이 제 아무리 지능과 의사를 가졌더라도 스스로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을 전제로 그 범위 안에서 진행됐으며, 애초에 1편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자신이 장난감이라는 걸 버즈가 인식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장난감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장난감이 될 것이냐"를 늘 고민하고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장난감들이 자신들을 장난감 이상의 존재로 받아들이고 자빠졌다. 지난 세 편의 모든 서사를 물먹이는 짓이다. 애초에 먹지 않아도 되고 늙지도 않는 존재들이 세상에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인간의 장난감으로 묵묵히 살고 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그들이 장난감이고, 그 이야기들은 인간과 장난감의 관계를 다루는 우화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장난감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십년 장사를 해먹은 세계관의 규칙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장난감은 장난감이 장난감이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를 꺼낸다. 그럼 이제부터 자유 의지로 인간을 떠나지 않는 혹은 인간에게 복종하는 장난감은 패배자가 되어버린다. 갑자기 모두가 따라왔던 규칙에 침을 뱉는 그 발상을, 삼부작을 거치며 꽤나 구도자같아진 성장한 우디를 "여성 캐릭터"가 "내려다보며" 한 수 가르쳐주듯 이야기한다. 불온하다. "우리도 퓨리오사 같은 캐릭터 하나 만들 수 있어"라는 듯 짜치는 뽐내기 외의 다른 의도가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공인된 최종장이었던 전작에서 청년 앤디가 다음 세대 보니에게 장난감들을 양도할 때의 감정선, 그 빌드업에 흔들린 세상 모든 관객들의 눈물에 대해서도 무례이고 비웃음이다. 아니 물론 이 영화 보면서도 울 수 있다. 그러나 픽사는 이미 그런 것들에 도가 텄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동진 평론가 말마따나 이쯤에서는 공업적 최루법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출 조시 쿨리
각본 앤드루 스탠튼, 스테파니 폴섬

덧글

  • 듀얼콜렉터 2022/11/02 15:16 #

    진짜 사족인 스토리였어요, 3편에서 그렇게 근사하게 마무리 지었는데 10년 가까이 지나서 나올 필요가 없었던 후속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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