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The Town (2010) by 멧가비


굳이 어떤 영화인가를 설명하자면 조금 미묘한데, 범죄가 대물림되는 도시의 비관적인 상황을 건조하게 르포하는 듯 시작하지만 결국은 범죄자의 애끓는 순정 이야기로 넘어가더라. 양쪽 모두 조금씩은 함량 미달이지만 양쪽 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진정성은 보인다. 미숙했지만 벤 에플렉에게 장르적 감각은 있다는 증거.


어찌보면 많이 보던 강도단 이야기에 새로울 것 없는 이뤄질 수 없는 러브 스토리지만, 시나리오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 묘사는 꽤 좋다. 주인공 더그, 무장 강도인데다가 인질 까지 잡았는데 그 인질에게 "다치지 않게 하겠다"며 상냥한 말로 안심시킨다. 이후 묘사를 봐도 은근히 금욕적이고 섬세한 부분이 있다. 이런 남자가 범죄의 세계에서 폭력을 마시고 숨쉰다는 것이 이미 그가 속한 사회가 근본부터 범죄에 절어있다는 것을 대신 증명한다. 아쉬운 플롯을 캐릭터가 대신 메꿔주는 식이다.


아쉬운 점, 하나하나 살아있는 강도단 멤버 캐릭터들의 묘사와 달리 여자들은 그냥 여자 역할. 남자들이 수컷 냄새 풀풀 풍기면서 시원하게 죽어나가는 영화에서 여자 캐릭터 묘사가 조금 약한 게 뭐 그리 아쉽겠냐마는, 원작 제목처럼 도둑들의 왕자인 남자가 지긋지긋한 범죄 대물림에 염증을 느끼고 고향을 등질 각오를 하게 만들 정도의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런 게 전혀 없다. 그냥 레베카 홀 아 존나 예쁘네, 뿐이다. 피터 잭슨 [킹콩]에서 콩이 나오미 왓츠에게 맹목적으로 그랬던 것과 같은데, 아무리 마초라도 그래도 사람인데 고릴라처럼 그래서야 쓰겠나.





연출 벤 에플렉
각본 벤 에플렉, 피터 크레이그, 애런 스토커드
원작 척 호건 (소설 [Prince of Thieves],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