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데블 Daredevil 시즌2 (2016) by 멧가비


맷 머독은 자경단으로서 혹은 슈퍼히어로로서 이제 제법 마블 세계관에 걸맞는다 싶을 정도로 노련해졌고 친구인 포기와 함께로서는 변호사로서도 쉴 새 없이 바쁘다. 영웅이 기술적으로 완성되면 그 다음에 따라오는 것은, 신념을 흔드는 시련 혹은 그것을 제공하는 누군가.


맷 머독-데어데블은 퍼니셔와의 만남을 통해 자경단이라는 존재의 모순과 위험성에 대해 자각하고 밤의 순찰자 생활을 떠나 사법체계의 가능성을 믿었던 변호사 맷 머독으로 돌아가기를 고려한다. 그러나 지역 검찰은 부패해 살인자 퍼니셔를 법으로 통제하지 못하며 감옥에 수감된 킹핀은 감옥 안을 오히려 자신의 또 다른 군대로 만들어버리고 살인자 퍼니셔를 멋대로 탈옥시키는 등의 악순환 속에서 반대로 법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이렇게 두 생활 사이에서 방황하는 동안 데어데블을 찾은 것은 옛 연인 엘렉트라, 혹은 그녀로 대변되는 맷의 과거 그 자체. 아직 순진한 대학생이던 맷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선천적인 폭력 성향을 해방시켜준 인물을 재회한 순간 이후로 맷-데어데블은 이중 생활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며 그의 일상은 붕괴되고 친구들과 멀어진다. 정의로운 변호사로서의 맷 머독과 뉴욕 뒷골목의 자경단 데어데블이라는 이중생활, 하지만 그 둘 보다 먼저 존재했던 "암살자로 길러진 소년"이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이 맷에게 있었으며, 스틱과 엘렉트라라는 두 인물과의 끊을 수 없는 악연은 변호사로서의 맷을 추락시키고 비살상 자경단으로서의 데어데블을 시험에 빠뜨린다. 유년기부터 늘 버림받기만 하던 맷을 벼랑 끝까지라도 따라갈 두 친구, 그런 그들을 잃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흐름을 막지 못하는 비극이 시즌2의 가장 강력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브 캐릭터인 캐런 페이지에게는 맷과의 관계 진전 그리고 갈등이라는 연애 플롯과 별개로 블렛틴 일보와 연결되는 성장 서사가 부여된다. 어쩌면 탐정과도 같은 저널리스트로서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슈퍼맨을 다룬 거의 모든 작품에서의 로이스 레인과 달리, 겁없이 불구덩이로 뛰어들지만 거기까지의 확실한 명분과 심리가 제대로 묘사되기 때문에 단지 영웅을 위험에 빠뜨릴 뿐인 트러블 메이커에 머물지는 않는다. 주인공 영웅의 상대역으로서도 아슬아슬한 텐션의 로맨스를 잘 만들어가지만 독립된 캐릭터로서도 자기 역할을 확실하게 해낸다.


작풍 면에서는 작중 "뉴욕의 현재"라고 할 수 있는 하드보일드한 도시 범죄가 바탕이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맷과 엘렉트라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전개에 영향을 끼치는데, 그에 따라서 닌자 군단 등의 신비주의적인 요소가 강해지고 액션은 화려해진다. 좋게 말하면 화려하고 나쁘게 말하면 전작과 달리 양키뽕빨 만화적인 느낌. 동시에 이는 이 넷플릭스-마블 시리즈의 첫번째 일단락인 [디펜더스]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이기도 한데, 이렇게 스위칭 된 작품의 톤은 시리즈의 다양한 분위기이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결국 근본은 와패니즈에 절은 미국인들의 판타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볼 수 도 있는 미묘한 것. 그렇게 시즌2는 결과적으로 전체 시리즈 안에서 뜨거운 감자 역할로 마무리 된다.





연출 필 에이브럼, 마크 좁스트, 피터 호어,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外
각본 드루 고다드 外
원안 스탠 리, 빌 에버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