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천둥의 신 Thor (2011) by 멧가비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던 왕자가 자신의 실수로 왕국에서 추방되었다가 찬탈자를 단죄하기 위해 영웅이 되어 돌아온다는 얘기는 이미 익숙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라이온 킹'도 그런 이야기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 때문이었는지 얼렁뚱땅 넘어가는 식이다. 토르의 정신적 성장은 맥락없는 억지 결과물로 보인다. 게다가 아스가르드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설정 역시 많다.


그러나 캐릭터의 매력이 어지간한 단점들을 덮어준다. '스플래시'의 인어 아가씨처럼 문화의 갭으로 어리숙한 캐릭터가 되는 토르라든지, 마블 영화 사상 초인기의 악당이 된 로키라든지. 특히 토르는 영웅으로 각성하기 직전까지의 열혈 바보 바이킹 캐릭터가 아주 좋다. 바꿔 말하면 각성 이후는 별로다. 바이프로스트, 디스트로이어, 로키 등 토르의 적이 너무 많다. 집중도가 분산된다. 로키를 제외한 나머지 둘 중 하나는 없앴어도 좋았겠다.


본작으로 인해 마블의 세계관은 장르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 더 확장된다. '아이언맨'에서 시작된 마블 서사의 현대편이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에미넴이 그런 말을 했다지. '내가 흑인이었다면 음반은 지금의 절반 밖에 팔리지 않았을 거다'라고. 어쩌면 이 영화도 마블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절반 밖에 재밌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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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멧가비 : 콩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 (2017) 2017-03-10 16:31:24 #

    ... 모든 허술한 설정과 낭비되는 캐릭터들이 "세계관 스타트"라는 깃발을 향해 달리며 엉망으로 뒤엉키는 느낌도 든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치자면 페이즈1의 [토르]랑 [퍼스트 어벤저]가 이래서 욕을 많이 먹었었지.(물론 퍼스트 어벤저는 재평가 받아야 하지만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고.)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안녕하세요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