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 데드 The Evil Dead (1982) by 멧가비

공포와 개그는 한 끗 차이다. 척 봐도 눈물 나게 적은 예산으로 찍은 이 공포 영화는, 그 짜가 티 풀풀 나는 특수 분장과 고어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무섭다. 어쩌면 그 엉성한 부분 때문에 미묘하게 더 무섭기도 하다. 주인공 애쉬의 홀홀단신 꾸준한 슬랩스틱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거의 내내 말초신경을 바짝 자극한다.


산장 장르의 끝에 '캐빈 인 더 우즈'가 있다면 시작엔 이 영화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옆에 있는 놈이 하나씩 눈알을 희번덕거린다는 전개를 클리셰로 만든 전범같은 영화. 바꿔 말하면, 이 영화가 신선하던 시점에선 이게 상당히 먹어주는 공포 연출이었다는 소리다. 악령에 빙의된 친구들로부터 받는 신체적 위협도 있지만, 야심한 밤 외딴 산장에 나 혼자 멀쩡하다는 고립감이 더 큰 공포다.


특히 마지막으로 빙의된 린다는 태어나 본 영화 중 가장 무서운 크리쳐다. 초반에서 클라이막스까지, 지금에 와선 사실상 개그물일만큼 여유롭게 볼 수 있지만, 이 린다만큼은 아직도 못 이기겠다. 청년기에 '기담' 엄마귀신이 있었다면 내 소년기엔 린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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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 데드 2 / Evil Dead 2 (1987)

1편의 후속작이지만 사실상 리메이크. 그냥 주변 설정 좀 덧붙이고 돈 좀 더 들인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1편에서는 애쉬마저 악령에게 공격 당하고 끝난다면, 2편에선 린다의 목을 날리고 마지막으로 애쉬의 손에 악령이 들어 그 유명한 체인 소 핸드로 렙업, 네크로노미콘에 의해 중세 시대로 날아가는 게 결말이라는 정도가 다르다. 차이점이 대충 그거 하나기 때문에 후속작의 예고편 이상의 의미는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1편과 똑같은 구성인데도 개그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것도 차이.



덧글

  • 에규데라즈 2014/04/30 13:02 #

    3리뷰도 부탁드립니다.
    과연 4는 나올까요 ? ;;; 라지만 이미 리메이크해버렸군요 ;ㅅ;
  • 멧가비 2014/04/30 14:28 #

    3리뷰는 바로 위에 같이 올렸습니다.
    저는 리메이크도 후속작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현대 기술로는 그 맛이 안 날 것 같았거든요. 드랙미투헬 보고선 확신했지요.
  • 에규데라즈 2014/04/30 17:09 #

    넵 그런거 같습니다.
    뭔가 거칠고 강한 공포는 없고
    뭔가 세련되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좀

  • 2014/04/30 14:50 #

    2013 리메이크판만 봤는데, 원작도 찾아봐야겠네요 ㅎㅎ
  • 멧가비 2014/04/30 17:43 #

    2편 말고 1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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