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데블 Daredevil (2003) by 멧가비

제작 20세기 폭스

마블 르네상스의 분위기를 타고 홀연히 등장했지만 결과가 나빴다. 단순히 캐릭터의 인지도 문제라고 하기엔 영화가 숭숭 구멍이 많이 뚫려있다.


이런 저런 부분들에서 신경을 많이 쓴 흔적도 보이고, 특히 슈퍼 청각으로 엘렉트라의 얼굴을 인식하는 그 장면은 정말 멋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안 쓰고 애먼 데다가 힘을 쏟은 느낌이다. 맷 머독이 데어데블로 거듭나는 장면이나 악당과의 마찰을 겪는 중요한 부분들은 대충 넘어가고 엘렉트라와의 연애에 집착한다. 생략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돼서 결과적으로 2편도 만들어지고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있는 2편에서 느긋하게 연애담도 다룰 수 있었을텐데 뭔가 판단 미스였던 듯 하다.


불스아이와 킹핀 두 악당을 동시에 출연시킬 거라면 한 쪽에 무게 중심을 크게 뒀으면 좋았으련만, 둘 다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비중인 점이 아쉽다.


그래도 영화의 어두침침하고 칙칙한 분위기가 좋아서 난 이 영화 좋다. 초감각들을 제외하면 신체적으로는 그냥 보통 인간인 캐릭터라 좀 까다로운 부분이 있는데, 적당히 몸놀림 날렵한 밤손님처럼 잘 묘사해서 좋다. 그리고 맨손 액션도 꽤 좋다. 조금만 더 잘 했으면 괜찮은 시리즈물이 됐을 거란 아쉬움이 내내 남는다.


여담이지만, 벤 에플렉의 절친인 영화 감독 케빈 스미스의 컬럼에 의하면 에플렉은 이 영화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과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 듯 하다. 그런데 결과가 그래서 아쉽다.



덧글

  • 지드 2014/05/03 00:28 #

    http://shougeki.egloos.com/1300627

    http://www.movie-censorship.com/report.php?ID=1879

    본래 리얼하고 다크한 수작 히어로물인 내용을 PG-13과 원작파괴 밖에 모르는 더러운 폭스 때문에 대폭 가위질한 삭제판으로 개봉한 불행한 작품이었죠(...)

    다행히 삭제판도 흥행에 성공해 이후 스핀오프 작품도 냈지만, 어느 쪽이든 나중에 삭제 장면이 복원된 감독판이 더 나은 것은 당연지사. 히어로물에 대해선 좋은 이야기 위주로 하고싶지만 솔직히 폭스 쪽 삽질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이 실사판의 내용과 설정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캐릭터와 확장된 내용을 다룬 실사판 타이인(관련) 게임도 동시기에 나왔는데 휴대용 게임으로선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 멧가비 2014/05/03 12:09 #

    이 영화도 딱히 나쁘지 않았는데, 더 좋을 수도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아깝네요.
  • TokaNG 2014/05/03 00:33 #

    부분 부분 재밌는 요소도 충분히 있었지만, 정작 메인 디쉬가 아주 빈약한 느낌이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쓸데없는 부분은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진짜 보고 싶었던 장면을 흘리듯이 보내서 안타까웠던...
    그런데 데어 데블을 본 후에 엘렉트라를 보고 나니 데어 데블은 명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 멧가비 2014/05/03 12:10 #

    데어데블은 일관성이라도 있는데 엘렉트라는 진짜 뭐하자는 건지를 모르겠더군요.
  • 에규데라즈 2014/05/03 08:35 #

    다음 슈퍼맨의 배트맨역으로 ............................................
    아아 ...... ㅠㅡㅠ
  • 멧가비 2014/05/03 12:10 #

    어? 왜요? 저는 벤 에플렉 배트맨은 은근히 기대되던데요.
  • 에규데라즈 2014/05/05 18:55 #

    연하잖아요 마치 연유처럼
    무엇보다 데어데블때문에 불안한거지만
    휴먼토치가 성공적으로 미국대장이 된거나
    비틀주스가 성공적으로 배트맨이 되엇다는 점은 있지만 ㅋㅋㅋ
  • 멧가비 2014/05/05 21:34 #

    벤 에플렉이 그렇게 연한 이미지인가요.
    덩치도 크고 턱도 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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