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크라이시스 온 투 어스 Justice League: Crisis on Two Earths (2010) by 멧가비


원작은 그랜트 모리슨의 단편 'JLA - Earth 2', 이 형 참 재미난 거 많이 썼구나. 그렇지만 원작을 논하기엔 소재와 설정만 빌려온 거의 다른 이야기.


작품 속 평행 우주에선 렉스 루터나 조커가 착한 사람이고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이 악당이다. 경찰, 군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백악관까지 무력하게 만든 악당 팀 CSA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에 마지막 남은 희망 렉스 루터는 차원 너머의 JLA 영웅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JLA는 자신과 닮은 악당들을 저지하기 위해 렉스 루터를 따라 차원의 문지방을 넘는다.


영웅들이 자신과 똑같은 능력을 가진 악당과 싸우는 모습은 언제 어느 작품 어느 시대에도 흥미로운 소재다. 물론 팀 내에서 각자의 관계에 대한 변주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다.


소재 자체야 딱히 새로울 건 없고, 원작의 복잡한 인물 관계나 관념 등이 거의 삭제되어 평범한 평행우주 이야기가 됐다. 반면에 액션이 아주 좋다. 실제 사람의 동작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맨손 격투에 능한 배트맨과 원더우먼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쿵푸로 시작해 서브미션, 프로 레슬링까지 온갖 근접 격투기의 동작이 사용된다. 플래시와 자니 퀵의 대결 장면도 독특한 재미가 있다. 그에 비하면 슈퍼맨, 울트라맨의 싸움은 전형적인 미국 프로 레슬링식 주먹다짐이다. 그린랜턴과 파워링의 싸움은 캐릭터가 가진 능력을 생각한다면 좀 더 창의적이고 재미난 싸움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 물론 화성인 아저씨는 여기서도 뭔가 비실댄다.


대개의 경우 원작이 따로 있는 애니메이션은 원작이 그래도 조금 더 나은 게 일반적인데, 이쪽은 원작과 아얘 다르게 흘러가니 비교하기가 애매하다. 그냥 좋다 나쁘다로만 따지면 원작이 말할 수도 없이 훨씬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