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배트맨 공공의 적 Superman Batman: Public Enemy (2009) by 멧가비



제프 로브Jeph Loeb가 스토리를 쓴 Superman-Batman 코믹스의 이슈 #1부터 #6까지의 이야기를 기초로 한다.


DC 유니버스의 여러가지 인간 관계 중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슈퍼맨과 배트맨의 끈적하다못해 땀내나는 파트너쉽에 관한 이야기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장르의 다른 작품에서 시작했지만 동시대에 존재하도록 같은 세계관에 밀어넣어진 이후로 가장 의미심장하고 상징적인 관계를 만들어 온 인물들이다.


숩-뱃 콤비가 다른 영웅들이나 각종 쪼무래기 악당들과 싸우는 이야기 구조는 마치 2인용 아케이드 게임을 보는 듯 하다. 마지막에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시점에선 이미 끝판왕 스테이지 쯤 되는 거겠지.


이야기 흐름 자체는 원작과 거의 똑같은데, 그 과정에서 다른 영웅들의 행동에 관한 동기같은 것들이 미묘하게 변했다. 원작에서 슈퍼맨과 배트맨을 제압하려고 덤벼드는 영웅들에겐 각자 신념과 명분같은 것이 있었는데 본 작품에선 그것 모두를 렉스 루터의 음모와 명령에 의한 것으로 뭉뚱그려놨다. 그 결과물은 알기쉽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액션 장르를 넘지 못한다. 단적인 예로, 캡틴 마블이랑 호크맨은 원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결정에 따라 행동에 나선 거였는데, 그 과정을 생략하니까 렉스 루터의 멍청한 사냥개 정도로 보일 뿐이다.


이야기의 곁가지들이 쳐내지고 단순해지면서 원작에서 등장했던 인물들도 몇몇 빠졌는데, 그래도 슈퍼맨과 배트맨 패밀리 꼬맹이들이 백악관에 난입하는 장면까지 생략된 건 좀 많이 아쉽다. 그래놓고선 징그럽고 이상한 렉스 루터의 키스신은 그대로 살려놨다. 그 장면이 대체 뭐라고. 악취미다.


렉스 루터는 이번에도 음모의 배후에 있다. 이 인간은 대체 천잰지 멍청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는게, 대통령 씩이나 됐으면 잠자코 국정이나 돌볼 것이지, 지구 최고의 권력을 가졌어도 만족 못하고 이카루스처럼 욕심부리다가 결국 추락하고 만다는 거다. 하여간 질투도 쩔고 욕심도 졸라게 많아요. 그러니까 머리카락이 안나지.


꼴사납게 생긴 아수라 남작 로봇은 도대체 왜 등장시킨 건지 알 수가 없다. 원작보다 좀 멋있게 디자인하긴 했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