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매체를 막론하고 영웅담 중에 제일 답답하고 뚜껑 열리는 영웅담은, 주인공이 자기 한 몸 희생해서 외부의 적과 싸우겠다는데 도와줘도 모자랄 내부인들이 자꾸 이것 저것 태클거는 스토리다. 관객 입장에서야 결과를 알고 보는 거니까 그렇다지만 어쨌거나 주인공 앨런이 온갖 겐세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진짜 요샛말로 이런 게 바로 '발암'인가보다.
영화에서 나오는 말처럼, 전쟁이란 게 참 두 세력간의 무력 충돌만 있는 게 아니긴 한가보다. 책상물림 암호 해독가로서 첩보전을 치른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피가 튀는 또 하나의 전장인 듯 하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말처럼 말이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나이 드니까 더 우아하고 예뻐지는 것 같다. 반대로 컴버배치는... '셜록'에서 잘 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됐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까 그게 뭔 말인지 알겠다. 똑같은 얼굴인데 어째 여기서는 되게 지루한 국사 선생님처럼 생겼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