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인물 - 로즈 타일러, 마사 존스, 도나 노블 by 멧가비



로즈 타일러 Rose Tyler (빌리 파이퍼 Billie Piper)

뉴 시즌 9대 닥터의 첫 컴패니언이자 러셀 체제의 9대, 10대 닥터 시즌을 통틀어 진 히로인.


등장 초반에는 천방지축으로 말 안 듣고 단순한 지구인 정도로 묘사되는데, 아마도 뉴 시즌을 통해 새로 닥터 후를 접하는 새 시청층에게 타임 로드와 지구인과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한 점도 일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또한 로즈의 그런 면이 모험의 난이도(동시에 극의 재미)를 올려주기도 하는 측면도 있었고.


닥터가 10대로 재생성 하면서 슬슬 러브 라인을 타기 시작하는데, 복제된 반쪽짜리지만 어쨌거나 닥터를 자기 곁에 영원히 머물게 하는데에 성공한 유일한 컴패니언이라는 점도 대단하다.


두 명의 닥터를 거치면서 엄청나게 달라진 성장형 캐릭터이기도 하거니와 시간 전쟁 이후 아마도 계속 우주 여기저기를 떠돌며 외롭게 지냈을 에클닥을 다시 지구의 편으로 잡아뒀다는 큰 공을 세운 셈이다. 그런 점에서 닥터를 보상으로 받는 건 꽤 적절하다. 물론 테닥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지구를 구하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우기도 했고.


생긴 게 좀 애매해서 각도에 따라 되게 못생겼는데, 성격은 또 괜찮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50주년 에피소드에서 모멘트가 로즈-배드울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이유를 모르겠다. 어차피 테닥한테 얼굴을 드러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상 팬서비스 외에 스토리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게 맞겠다.









마사 존스 Martha Jones (프리마 애즈먼 Freema Agyeman)

시즌 전체가 마스터 떡밥으로 가득 차 있다보니까 닥터가 부각되느라 컴패니언으로서 사고 칠 틈이 없었다. 뭣보다 처음부터 꽤 유능하기도 했고 성격 자체가 닥터 말도 잘 들으면서 닥터가 못 하는 부분을 사이드킥으로 잘 채워주기도 했으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닥터의 발목을 잡는 일도 없고 성장세도 뚜렷하지 않다보니 개성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선임인 로즈의 바로 다음이라 닥터에 대한 짝사랑 기믹은 당시 시청자들의 반발만 더 샀다고 하고.


배드 울프가 됐던 로즈나 반 타임로드가 됐던 도나에 비해 마지막까지 평범한 인간으로서 닥터의 뒷치닥거리를 성공적으로 해 낸 점은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뭣보다 타디스를 뺏기는 등 닥터가 무력해졌을 때 알바 해서 먹여 살리고 전 세계를 횡단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등의 몸빵은 다른 컴패니언들을 뛰어넘는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점 때문에 컴패니언으로서 하차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다시 나오기도 하고 스핀오프인 '토치우드'에도 몇 번이나 출연하는 등 '믿고 쓰는' 캐릭터로 인정받은 것 아닐까.


특이 사항이라면, 닥터에게 꽤 강한 연정을 품었으에도 스스로 털어내고 자기 발로 여행을 멈춤으로써 닥터의 그늘에서도 벗어났다는 점이다. 여행을 그만 둔 뒤에 닥터와 다시 만났을 때를 보면 여전히 닥터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반가워하지만 그 이상의 미련은 전혀 없어보인다. 컴패니언들 중에서도 멘탈이 강한 축에 속한다 하겠다.


닥터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보면 배트맨을 사랑한 로빈이었지만 품을 떠나서 완벽히 독립한 나이트윙 정도.







도나 노블 Donna Noble (캐서린 테이트 Catherine Tate)

닥터가 제2의 마사가 될까봐 걱정했던 게 무색할 만큼 완전히 털털한 여자 사람 친구의 기믹. 타디스에 정식으로 탈 때 부터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짐을 닥터한테 들라고 시키질 않나, 타자마자 춥다고 난방 틀라고 지시하질 않나.


배우인 캐서린 테이트가 꽤 경력이 있는 코미디언이기 때문인지 다른 컴패니언들이 안 지을 법한 코믹한 표정도 많이 짓고 말투도 걸걸하면서 또 닥터랑 만담 콤비처럼 꽁트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상대적으로 유쾌한 컴패니언이다.


그런가하면 반대로 출연 시즌 내내 우는 일도 많았다. 폼페이 화산 폭발이나 우드의 반란, 손타란의 아트모스 작전 등 인간들이 몰살 당하는 상황을 많이 접하기도 했고, 버쉬타 너라다에 의해 가짜 인생을 살았을 때도 가상의 자식들을 잃으며 눈물 폭풍. 어쩌면 테이트 본인이 닥터 후를 통해 연기 폭이 더 넓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 본다.


세 명의 컴패니언 중 유일하게 연애 감정이 전무함에도 계속 커플로 오해 받는 징크스가 있는 점도 재미있다.


뉴닥의 컴패니언들만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보통은 여행에 꽂혀서 같이 다니다가 점차 닥터 개인에게 빠지면서 인생이 말리게 되는데(특히 에이미) 유독 도나는 모험 그 자체에 대한 비중이 더 컸던 듯 하다. 여행이 끝난 후 닥터의 존재를 아얘 잊어버리는 결말도 어찌보면 그에 꽤 어울린다.


뉴닥 들어서 처음으로 마지막에 닥터로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데, 이는 닥터를 아얘 잊었고 기억해내서도 안 되는 유일한 컴패니언이라 그 외에 달리 해 줄 것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테닥의 컴패니언들 모두 결말이 그리 나쁘진 않다.

로즈는 인생, 가족 다 맞바꿔도 될 정도로 닥터를 원했는데 결국 닥터의 손을 얻었고, 마사는 자기 의지로 닥터 곁을 떠나서는 바뀐 적성에 맞는 직업 찾아서 자아 실현. 도나는 애초에 닥터를 따라 나선 이유가 인간계(?)의 인생에서 더 의미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인데, 닥터에 대한 기억을 잃은 대신 원하던 대로 행복하게 결혼 했고 돈벼락도 맞았다.


덧글

  • ㅇㅇ 2016/02/29 01:32 # 삭제

    닥터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보면 배트맨을 사랑한 로빈이었지만 품을 떠나서 완벽히 독립한 나이트윙 정도.
    <마사 설명 마지막부분이 정말 인상깊네요! 딱이다 싶은
  • 멧가비 2016/03/01 19:44 #

    그 비유가 맘에 드신다니 배트맨도 좀 보신 모양입니다!ㅎ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