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칠용주 新七龍珠 (1991) by 멧가비


신 칠용주 新七龍珠 Dragonball-The Magic Begins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왕룡판 국산 드래곤볼이랑 같은 부류로 묶을 급이 결코 아니다. 그저 드래곤볼이랑 소재빨과 심형래 하나만 믿고 대충 생각나는대로 주워 담아서 영화랍시고 뽑아낸 그 김치 드래곤볼에 비비는 건 어불성설. 드래곤볼에 빨대 꽂아서 한철장사 해먹겠다는 개수작의 냄새는 커녕, 원작에 대한 나름대로의 존중과 그에 비례하게 깔려있는 나름대로의 오리지널리티가 돋보인다. 일본 특촬물의 퀄리티적 전성기였던 80년대 특촬물들에 상당히 근접해있다.
(왕룡판과의 공통점이라면, 역시나 정식 라이센싱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 정도)


중화풍의 배경 외에도 남국의 열대 기후가 물씬 느껴지는 섬을 더불어 로케 배경으로 삼은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거북도사 사는 그 섬 느낌도 얼핏 난다. 태국에서 촬영한 파트들이 그러하다.


등장 인물들의 디자인도, 그저 만화 느낌만 따라가느라 무리한 분장을 하는 대신 적절하게 리파인 된 이 영화만의 디자인이 센스 있어 좋다. 오공의 비현실적인 알로에 헤어도 과감하게 생략하고, 오룡은 그냥 뚱뚱한 사람, 실사화 하기 힘든 푸알 대신 앵무새를 어깨에 얹은 야무치 등의 재해석에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가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나름대로의 자주심이 읽힌다. 악당도 원작에 없는 오리지널 악당인데 어딘가 모르게 토리야마 아키라가 디자인 했다고 해도 믿을 법한 토리야마풍의 악당.


전반적인 느낌은 만드는 사람들이, 드래곤볼 보다는 사실 서유기 그 자체를 재해석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외계에서 온 악당들이 M-16 쏘고 수류탄 던지는 건 좀 구리게 웃기다. 간단하게라도 SF풍 소품 몇 개 쯤 만들어서 쓰는 게 되려 더 싸게 먹힐 것 같은데 왜 굳이 그랬을까. 감독이 밀덕이었나. 심지어 악당 여간부도 M-16 실탄 맞고 눈 뜬 채로 죽던데. 그건 어딘가 조금 괴이한 센스.


이걸 한국의 영화관에서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름대로 귀한 추억.




연출 첸준릉 陳俊良
각본 야오칭강 姚慶康





덧글

  • rumic71 2015/07/09 17:26 #

    그때 당시 길거리에 붙인 포스터를 열심히 들여다본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렇다해도 비주얼적 재현도는 헐리웃 포함 전세계를 뒤져도 한국판이 최강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