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섀도 The Shadow (1994) by 멧가비


원작은 어떤지 존나 궁금할 정도로 독특한 슈퍼히어로 영화. 당시 한국 출시 제목은 '샤도우'였는데 이 어감이 왠지 쌈마이 하면서도 존나 그럴싸해서 사실은 이 쪽이 더 좋다.


주인공 샤도우에 대해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나 호방하게 웃어 제끼면서 악당들을 겁준다. 이 웃음 소리가 너무 악당같아서 되려 멋진데 정작 그래놓고 초능력 다 쓰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땀에 절어 기진맥진한다. 초능력이라곤 마인드 컨트롤이나 투명화 정도인데, 마인드 컨트롤은 영화 초반부터 히로인한테도 막히고 대책없는 투명화는 악당 조무래기한테 간단히 간파당해서 역습에 죽을 뻔한다.


이런 허세와 근성이 공존하는 약간 개그스러운 맛이 맘에 든다. 물 밑에선 엄청나게 발버둥치는 백조같다.


뉴욕에 친척도 있다던 동부 백인이 어쩌다가 티벳 아편 갱의 두목이 됐는지, 어떤 가능성이 엿보여서 성자(聖者) 털쿠의 눈에 띄어 초능력자로 훈련 받고 갱생되었는지 등 설명되지 않는 미스테리한 구석이 많다. 영화 자체가 원체 그런 식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된다.


구해줬던 사람들을 크루 겸 끄나풀로 삼아 이용하는 등 보답을 제대로 뽑아먹는다는 점도 특이해서 좋다. 끝판왕보다 끝판왕이 들고 있던 무기가 사실은 실질적 끝판왕이라는 점은 완벽히 개그.


되게 B급 냄새가 많이 나는데도 당시 A급 스타였던 알렉 볼드윈이 주연인데다가 이언 맥켈런, 팀 커리 등 엄청난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점도 의아하다. 감독은 '하이랜더'의 러셀 멀케이. 과연 그랬었군, 싶다.



샤도우 크루의 암구호가 간지.
"해가 빛나고 있다. / 하지만 빙판은 미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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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동사서독 2015/07/15 01:15 #

    마지막 황제에서 푸이 역을 맡았던 존 론이 악역이었죠.
  • 멧가비 2015/07/15 01:24 #

    그러고보니 그 영화를 안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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