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데드 3 암흑의 군단 Army Of Darkness (1992) by 멧가비



골수팬들 사이에선 망작이라고 까이는 듯 하지만 난 세 편 중에 이 쪽이 제일 좋다.


시리즈를 망쳤다는 평은 말이 안 되는 게, 어차피 그 세 편이 견고하게 하나의 스토리로 묶이지도 않는다. 매드맥스 시리즈보다 더 헐겁게 그냥 제목만으로 묶인 시리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엄밀히 따져서 셋 중에 제일 이질적인 건 오히려 1편이다. 분위기를 깬 거면 이미 2편에서부터 깨고 들어간 셈이다.


1편은 지금봐도 오줌 마려울 정도로 존나 무섭다. 찢어지게 저예산인 티가 나는데 그게 더 무섭다. 이건 요즘의 CG 쓰는 호러 영화가 절대 따라가기 힘든 수공업만의 투박하고 조악한 맛이다. 게다가 도입부를 제외하면 완전히 산장에서만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폐쇄적인 그 느낌이 공포감을 더한다.


반면 2, 3편은 호러와 개그의 비율 배분만 빼면 전반적인 톤이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2편의 호러는 1편에 비해 덜 무섭고 개그는 3편에 비해 웃을 타이밍이 안 좋은 어중간한 느낌이다. 악령들이 너무 뺀질거리면서 너스레를 떠는 것도 무섭긴 커녕 황당하고, 린다의 시체가 발레한다고 주접싸는 장면에서는 여기서 웃으라는 건지 무서우라는 건지 판단이 안 선다.


3편은 2편의 무서운 장면들을 그대로 따라하는 대신 코믹하게 비트는 재치가 있어서 좋다. 특히 2편의 거울 장면을 비튼 미니 애쉬들 시퀀스는 최고의 슬랩스틱이다. 이 영화에서의 코미디 포텐셜만 보면 배우 브루스 캠벨은 시대를 너무 늦게 만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스톱 모션과 특수 분장이 적절히 섞인 해골 병사들 나오는 장면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톱 모션으로 구현된 괴물을 본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고.


두 개의 엔딩 중 배드엔딩은 영화 속에서 보여준 이기적인 모습과 삽질과 어울려서 좋다. 다만 영화 내내 묘사된 영웅으로서의 성장세를 생각하면 해피엔딩 쪽이 진엔딩인 것 같긴 하다.


많이 까이는 영화지만 코믹스나 게임 등을 통해 이후로 기억되는 애쉬의 이블 헌터로서의 이미지는 사실상 이 영화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핑백

  • 멧가비 : 팬도럼 Pandorum (2009) 2016-07-10 03:21:38 #

    ... 할 수 없는 상황. 타니스에 정착한 인류의 문명은 어떻게 발전할까 생각해봤다. 예상컨대, 2~3 세대가 지나면 스팀펑크 세계관을 이룩하지 않을까. 문득 '이블 데드 3'가 떠오른다. 연출, 각본 크리스티앙 앨버트 ... more

덧글

  • 동사서독 2015/07/15 01:33 #

    이블데드3편 같은 경우는 레이 해리하우젠에 대한 오마주 같은 작품이었죠. 아르고 황금대작전? 등 레이 해리하우젠 전성기 시절의 영화들, 샘 레이미의 영화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준 레이 해리하우젠과 그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싶어요. JJ 에이브람스가 영화 슈퍼에이트를 통해 ET를 만들었던 선배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오마주를 바치듯이 말이죠.
  • 포스21 2015/07/15 09:01 #

    확실히 본건 3편 뿐이지만 꽤 재밌는 영화였죠. ^^
  • 멧가비 2015/07/15 19:31 #

    후속작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http://metgabi.egloos.com/9762734
  • 에규데라즈 2015/07/15 17:17 #

    굿 엔딩은 본적이 없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
    설마 적절한 양을 마시고 잠을 잔건가요 ???
  • 멧가비 2015/07/15 19:29 #

    물약 먹는 장면은 건너뛰고 원래 시대로 돌아온 장면부터 나온 걸로 기억합니다.
    현대에서도 악마가 나타나서 애쉬가 또 물리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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