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미러 2014 크리스마스 스페셜 White Christmas by 멧가비


세 개로 나뉘어진 개별적인 에피소드가 결국 하나의 결말로 엮이는 이야기 구조가 좋다. 물론 그 각각의 에피소드가 주는 정신 파괴의 쾌감과 현실 인식의 씁쓸함 모두가 훌륭하다.


독립된 자아를 가질 정도로 세밀하게 백업된 기억, 인간과 동일 수준의 사고를 하는 인공지능이 존재하는 세상이 됐을 때,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또한, 물리적이지 않은 인격에 대해 물리적인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제 4차 산업 혁명을 앞둔 시점에서 노동자의 정의를 어디까지 범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그에 대한 새로운 윤리관의 정립 역시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문제다.


이야기는 풍성하고 곱씹게 되는 여지도 그만큼 많다. 특히 '블러' 기술을 다룬 마지막 에피소드 처절함. 타인과의 사이에 너무나 간단하게 벽을 세울 수 있는 사이버 인간 관계를 현실에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가.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캐주얼해짐에 따라서, 증강현실을 통해 넷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면 현실에서의 태도 역시 그것과 다르지 않게 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섬뜩하다.


기술의 힘을 아주 약간 빌림으로써 인간은 타인에게 너무나도 잔인해질 수 있다. 기술은 언제나 사람의 욕망을 먹고 자라 도울 뿐, 사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이다.





연출 칼 티베츠
각본 찰리 브루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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