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탐구 - 다스 베이더가 존나 멋진 점 by 멧가비



어차피 가면이니 늘 똑같은 얼굴인데, 신기하게도 그 와중에 표정이 보인다는 점. 플라스틱 소품 가면 위로 감정이 드러난다.

가면이라는 게 원래 무표정할수록 더 다양한 표정으로 보인다. 보는 이의 마음이나 공감을 투영하기 때문이다. 즉, 가면은 그대로이나 보는 이의 감정이 가면의 표정을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 '쿨레쇼프 효과'와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탈로 치자면 하회탈보다는 봉산탈.


영화 속 스파이더맨을 보면, 똑같이 눈꼬리 치켜 올라간 가면인데도 심비오트에 감염 됐을 때랑 메리 제인을 멀리서 쳐다 볼 때의 느낌이 다르다. 또 다른 예로, '브이 포 벤데타'에서의 가이 포크스 가면의 딱딱한 가짜 웃음 위로 내면에 감춰진 분노가 왠지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건 즉, 영화의 내러티브가 관객의 감정을 거기까지 잘 끌고 갔다는 거다.




그 중에서도 이런 쪽으로는 다스 베이더를 당할 자가 없다. 물론 음악이나 카메라 워킹으로 어느 정도는 먹고 들어가는 면이 있다. 게다가 가면 자체가 마치 아프리카 조각처럼 울퉁불퉁 입체적으로 만들어져 앵글이나 조명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것도 한 몫 할 거다.


대충 예를 들어보면,


'제국의 역습'에서 루크를 회유할 때는 대마왕같은 압도적인 기운과 함께 야망이 이글이글 타는 것 같은 표정이 보인다. 그런데 '제다이의 귀환'에서 황제한테 전기 고문 당하는 아들을 볼 때 표정은 또 다르다.... 진짜 이건 영화 본 사람은 안다.


뒤늦게 정신 차린 후의 당황스러움, 아들 죽을까봐 걱정, 타락한 후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이제와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닐까 하는 고민 등등 그 존나 짧은 순간에 온갖 복잡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아주 그냥 로얄럼블을 하고 지랄인 거다. 존나 그냥 가면인데, 그게 그. 미친. 가면 위로. 보인단 말이지.


스타워즈는 진짜 다스 베이더 얼굴 하나가 30퍼센트 이상은 먹어주는 시리즈다.


근데 진짜 베이더 뿐만이 아니라, 스톰트루퍼들도 뭔가 일이 되게 잘 안 풀릴 땐 왠지 부대 복귀해서 갈굼 당할까봐 안절부절하는 일병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고, 쓰리피오는 원래 놀란 닭같은 표정인데 진짜 놀랄 일 있을 때는 더 놀라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튼 못생긴 가면들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 시리즈다.
그러니 피규어가 그렇게 잘 팔리지.




덧글

  • 명탐정 호성 2015/08/13 20:50 #

    가면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노오(能)가면입니까
  • 2015/08/13 20: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지리트 2015/08/14 09:02 #

    에피5때 루크랑 칼싸움 할때 표정이 "이놈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말을 안들어!!"
    하는 느낌
  • 존다리안 2015/08/14 11:44 #

    문제는 프리퀄 때문에 이미지를 구겨서...ㅜㅜ
  • 닛코 2015/08/18 00:45 #

    놀란 닭. 딱 그 느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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