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이블 The Bible (2013) by 멧가비


해리 포터고 반지의 제왕이고 다 좆까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난 판타지 소설은 야훼 설화다. 기승전결 완벽하고 캐릭터 하나하나 개성 쩔고, 떡밥 회수도 기가막힘.


그래서 야훼 설화 관련 영상물도 꽤 재밌게 보는 편인데, 그 히스토리 채널에서 나온 최근작이라길래 관심이 가더라. 확실히 배우들 연기도 현대적이고 때깔도 그럴싸하지만 반대로 세련된 만큼 확실히 비장미는 떨어지더라. '삼손과 데릴라 (1949)', '십계 (1956)', '천지창조 (1966)' 같은 걸작들은 수작업 냄새나는 미장센에다가 화면 연출도 판타지임을 감추지 않아서 기가 막히게 멋졌는데, 이 드라마는 채도 떨어뜨린 뻔한 화면으로 뭔가 사실적인 냄새를 풍기려고 너무 힘들 준 점이 되려 판타지로서의 완성도를 망치는 것 같다.


창세기, 출애굽기 파트가 재밌긴 제일 재미있다. 백인 야훼를 보좌하는 흑인, 중국인 천사 무쌍 간지가 꽤 좋고, 뭐니뭐니해도 모세 형이 씩 쪼개면서 바다 가르는 장면은 진짜 존나 Badass다. 스타워즈 2, 3 쯤의 오비완 케노비 뺨치게 멋지다.


유태인들이 제작했을테니 여러가지 정치적인 문제야 두루뭉술 넘어가는 건 그렇다 치지만, 예수는 너무 그림으로 그린 예수같이 생겨서 존나 김 샌다. 존 레논 머리에, 적당히 혼혈 느낌은 나면서도 메인은 백인인 유약한 얼굴...그렇게 코스프레같이 안 하면 방송국 제작자들이 가만 안 둔다던가 하는 높으신 냥반들만의 문제가 있는 거겠지...


예수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묘사가 아주 처절하다. 기독교인들이 보면 눈물 콧물 다 짜고도 남겠더라. 예수 역 배우가 숨 넘어가는 연기를 기가막히게 한다. 진짜 죽는 거 같애 시발ㅋㅋㅋㅋ


판타지로서의 오락적인 재미 뿐만 아니라 생각해 볼 구석도 약간 있다. 현대에도 종교의 이름을 등에 업고 혹세무민하는 멋진 씹새끼들이 널렸는데, 다들 잡아다가 저렇게 못 박고 모가지 날릴 수 없는 '지나치게 점잖은 문명'이 되려 세상을 유지하는 데에 독이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 일단 간통한 목사 새끼들부터 잡아다가 자를 거 잘라버리고 시작하자고.


이 드라마의 예수 분량만 편집해서 개봉한 게 '선 오브 갓'이라고 하던데, 보나마나 위아래 자르고 와이드 화면으로 만들었겠지...양 옆을 늘리지는 않았을 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