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젠틀리 Dirk Gently (2010) by 멧가비



원작은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일단 드라마판만 보자면, 마치 작품 전체가 '셜록 홈즈' 이야기에 대한 안티테제 패러디처럼 느껴진다. 마치 '007' 시리즈와 '오스틴 파워즈' 시리즈의 관계와도 같은 느낌.


특히 더크와 리처드 콤비는 홈즈-왓슨 콤비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킨 캐리커처와도 같다. 탐정 더크는 셜록 홈즈 뺨따구 날리고도 남을 자기 중심적 인물이며, 조수로서 자부심과 큰 존재감이 느껴지는 왓슨과 달리 리처드는 뼛속부터 호구 근성을 타고 난 것만 같다. 


더크가 의뢰를 받아 약을 팔기 시작하면 존나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늘어놓는데 거기에 말려들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런 약장수 기질에도 불구하고 늘 궁핍한 걸 보면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파일럿 에피의 클라이막스를 지나면서, 이건 반전도 아니고 장르파괴도 아니고 대체 뭐지 싶은 정신적 우주 체험을 하게 되더라. 그렇다고 씨발 몽환적인 것도 아니고 SF 장르인 것도 아니고. 미쳤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드라마만 봐도 이런데, 원작 내용을 대충 검색해보니 비교도 안 되더라. 활자 알러지만 없었다면 정발본을 당장 샀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