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브레이크 Day Break (2006) by 멧가비


타임 루프 장르에 느와르 조금 스릴러 약간을 끼얹으면 나오는 드라마.


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지만 '사랑의 블랙홀'의 필처럼 세월아 네월아 즐길 수도 없는 도망자 브렛의 빡센 하루. 공권력에 쫓기고 주변 사람들한테서 신뢰받지 못하고, 게다가 필처럼 수틀리면 자살로 하루를 마감할 수도 없는 불완전한 타임 루프라니, 보다보면 내가 다 버겁다.


정의롭고 성실한 경찰인데도 막상 위기에 빠지니 주변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그냥 멀쩡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아도 의외로 사소하게 주변 인심을 잃으면서 살고있는 현실의 평범한 삶과 닮아있다.



애인에 여동생에 파트너에 지나가다 부딪힌 여자들까지, 참 이 여자 저 여자 챙기고 갈 여자 많아서 더 빡세기도 한데, 다른 여자들은 브렛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사건 해결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반면, 정작 브렛이 마지막까지 지키려고 했던 애인 리타는 그런 거 없고 그냥 마지막에 브렛에게 주어지는 트로피 정도의 캐릭터라서 되려 매력이 없다. 파트너인 애드리언이 제일 믿음직스럽긴 하다. 브렛을 둘러싼 음모에 개입이 되어있지 않은 점에서도 끝까지 믿고 볼 수 있어서 마음 편한 캐릭터.


이 역시 어쩌면, 애인도 좋지만 주변 친구, 가족, 지인들한테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현실적 교훈일지도.


전체 캐릭터 통틀어 제일 재미난 캐릭터는 라틴 갱인 데미언. 분명 큰 도움 되는 아군인데도 루프 초반에 단도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갑자기 적이 되기도 하고 발목을 잡기도 하는 등, 끝까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좋다.


주인공은 아프리카계 흑인에 애인은 한국계 혼혈이고, 이야기 초반부터 잡으러 오는 두 형사 중 합리적이고 우호적인 쪽 역시 한국계. 정보원 데미언도 라티노인데다가 맨 처음에 구해줘서 마지막에 큰 도움 되는 커피녀도 인도계 쪽으로 보인다. 비 백인들이 이야기에서 긍정적인 캐릭터가 많은 반면, 부패 판사에 시의원에 형사에, 나쁜 새끼들은 줄줄이 백인인 듯. 노린 건지 우연인 건지. 주인공의 진짜 우군 중 백인은 파트너인 애드리언 뿐인 듯. 뭐 아무튼 여러 인종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미국 작품이 워낙에 없다보니 그런 점에서 독특하고 신선한 맛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