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클론의 습격 Attack of the Clones (2002) by 멧가비



단연 시리즈 중 최악이다. 세상에 어떤 주인공이 등장 하자마자 콧구멍에 파리 들어간 망아지마냥 그렇게 지랄발광을 해댈 수가 있을까.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기 시작한 이래, 오비완이 진심으로 안쓰러워 보이기 시작한 첫 순간이었다.


아나킨 역을 맡은 배우 자식이 원체 연기를 개떡같이 하기도 하지만, 아나킨의 연애가 다뤄지는데 그 연애를 묘사하는 루카스 영감탱이의 촌스러운 감성이 더 버겁다. 나부에 도착해서 그 테라스 장면, 등 파인 옷 입은 파드메를 보고 이 놈이 회가 동했는지 옆구리를 슬슬 문지르는데, 따귀라도 한 대 날려주는게 자연스러울 그 장면에서 바로 키스로 이어진다. 아나킨의 손가락에서 페로몬이라도 분비되는 것인가! 거기서부터 이미 소름이 돋기 시작하는데, 들판 뒹구는 씬에선 배우들이나 감독이나 다 같이 환각버섯이라도 먹은 것만 같다. 청춘 남녀의 풋풋한 사랑 장면을 만들고 싶었나본데, 산뜻한 들판 데이트 같은 게 하나 쯤 반드시 들어가줘야 로맨스가 설득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작 그 결과물은 질척한 아침드라마의 하이라이트 모음같은 느낌.


전편의 다스 몰 액션 시퀀스의 감동이 무색하게 액션도 급격히 구려졌다. 액션 자체가 나쁘다기 보다는 포인트를 잘 못 잡은 느낌. 아나킨의 분노와 타락을 좀 더 제대로 묘사하려면 샌드족 학살 장면을 좀 더 길고 자세히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면서 지오노시스에선 쓸 데 없는 잔챙이 액션이 많다. 알투가 갑자기 날아다니질 않나, 제다이-드로이드 패싸움 장면은 중학교 운동회 차전놀이보다도 못하고. 알투와 더불어 요다 액션도 좀 너무 멀리갔다 싶다. 요다라는 캐릭터가 아직 덜 늙었던 시절을 다룸에 있어서, 입만 산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실제 전투력도 갖췄었다는 걸 증명하려는 시도 자체는 좋다.그래도 그런 식으론 아니다. 엉덩이에 불 붙은 일본 원숭이도 아니고 그게 뭐냐 촐싹맞게.


지오노시스에서 제일 쓸 데 없었던 건 괴물 세마리 장면. 6의 루크-랭코 장면을 다분히 의식한 듯도 한데, 와 기술력 좋아졌구나, 하는 아주 미세한 감탄 외에는 아무 감흥이 없다. 어쩌라는 건가 싶다.


다만 사무엘 L. 잭슨이 장고 머리통 날리는 장면은 참 개운하고 좋다. 누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페르소나 아니랄까봐, 스타워즈에서 자기 혼자 킬 빌을 찍고 계셔. 근데 멋있어.


더불어 카미노 행성의 모든 장면 역시 훌륭했다. 비가 쏟아지고 익룡 같은 게 날아다니는 행성이라는 설정도 무척 멋있었고, 오비완-장고 결투 장면도 괜찮았다. 제다이와 전문 총잡이의 본격 이종 격투기는 시리즈에서 처음 다뤄지는 패턴의 액션이기도 했고. (루크-보바 펫 장면은 결투라고 할 수도 없고)


그 긴 영화에서 정말 좋은 딱 한 시퀀스 건진 셈인데, 이 영화를 내가 재밌게 봤다고 해야할지 어째야 할지.



좋은 것
윈두 간지, 두쿠 간지, 카미노 행성


싫은 것
알투 액션, 요다 액션, 아나킨


덧글

  • Zannah 2015/10/21 03:09 #

    사이다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리뷰 잘 봤습니다 ㅎㅎ
  • 멧가비 2015/10/21 19:59 #

    감사합니다. 근데 다시 보니 너무 막 써서 좀 수정했어요.ㅋㅋㅋㅋ
  • 국세청장 2015/10/22 09:24 #

    역시 제일 싫은 캐릭은 베이다
  • 김태지 2015/10/24 21:44 #

    드로이드 공장에서 삼피오의 뻘짓도 그닥이었습니다.
    차라리 자자 개그가 나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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