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스의 복수 Revenge of the Sith (2005) by 멧가비


개봉 다음 날 조조로 봤는데, 뭔가 되게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진짜 그 때만 해도 스타워즈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



아나킨이 과연 어떻게 다스 베이더가 되는지가 제일 중요한 영화인데, 정작 그 타락 과정은 좀 허무했다. 뭔가 대단한 주술이나 심오한 의식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찌질이 하나가 자포자기하는 거라니. 영화 속 팰퍼틴 말빨로 봐선 어지간한 찌질이 아니면 회유하기 힘들 것 같더라.


시리즈의 (당시로선) 마지막 영화답게 뭔가 마무리 짓는 느낌도 알게 모르게 있었고, 공화국 몰락의 우울한 분위기가 영화 내에 꽤 잘 살아있다. 근데 그건 아마 배우들 연기랑 음악이 좋아서지 연출은 절대 좋다고 못 하겠다.


팰퍼틴-윈두 대결 장면도 좀 그렇다. 윈두는 존나 간지나는데 팰퍼틴은 왠 노인네가 막걸리 마시고 취해서 덩실거리는 것 같다. 개그 장면처럼 이상한 표정을 짓질 않나...감독의 연기 지시가 어땠길래 저러나 싶었다. 배우가 고령인 건 아무 상관없이 그건 빼박 연출 문제다. 게다가 팰퍼틴이 정말로 윈두한테 실력으로 져서 위험했던 건지, 아니면 아나킨에게 보여주려고 쇼 한 건지 지금도 의견이 분분한 것 또한 연출을 존나 애매하게 했기 때문이다. 액션 아닌 장면들에서 이안 맥디어미드 옹이 보여준 내공있는 연기를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제일 황당했던 연출은 엘리베이터에서 아나킨이 갑자기 오비완한테 화 내는 장면이다. 내가 이해력이 딸리나? 저기서 쟤가 왜 오비완한테 화를 내지? 싶어서 납득이 안 간다. 여러 번을 다시 봤어도 마찬가지다. 대체 왜...


오더 66 장면은 아주 좋다. 아나킨이 제다이 사원에 쳐들어갔는데 거기서 영링들이 딱 나오는 장면에선 충격이 엄청났다. 이야...시발...저기서 애들이 튀어나오다니...그 장면 연출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꽤 좋다. 트루퍼들의 제다이 통수치기도 좋은 장면이다. 몰락의 우울한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다만 아일라 세큐라 장면에선 역시나 연기 지시가 제대로 되질 않은 티가 난다. 


그리버스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다 좋았고, 오비완-아나킨 대결은 조금만 짧았더라면 완벽했을 것 같다. 광선검 대결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한 방 맞으면 게임 끝나는 서든데스 게임이라, 강렬하고 짧아야 재미있다. 존나 붕붕 휘두르는 것만 길게 보여주면 늘어질 수 밖에 없다. 아나킨 사지절단은 딱 늘어질랑 말랑한 타이밍이었다.


프리퀄과 클래식은 꼭 한 편씩 짝지어서 대구를 이루는 요소들이 많은데, 이 영화는 클래식 세 편 모두와 대구를 이루는 점이 재미있다. 타투인 석양을 바라보는 두 장면으로 4와, 악이 승리한 결말이라는 점에서 5와, 제국의 시작과 끝을 다뤘다는 점에선 6과 대구를 이룬다고 볼 수 있겠다.


좋은 것

그리버스 장군, 오더 66, 아나킨 새끼 불타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