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오사카(大阪) 여행 - 01 (난바, 도톤보리) by 멧가비


6박 7일 일정의 오사카 여행.
일본 기후를 몰라 더운 옷을 입었다. 시작부터 낭패.


동행자는 나의 좌청룡인 미스터 O(오)
태어나서 비행기 처음 탔는데 의외로 감흥 없고 시큰둥함.
아시아나 항공.


자다가 전화받고 끌려간 여행이라 그런 건지,
첫 일본행이라 덤덤한 줄 착각할 정도로 설렜던 건지.






도착 후 온갖 대중 교통은 다 탄 후에 제대로 땅 밟은 후 첫 광경.
정신 차리고 처음 들은 일본어도 하필 이랏샤이마세.

저 가게에 들어갈 것도 아닌데 눈 마주쳤단 이유로 인사를 들었다.


느낌: 와 진짜 일본 왔구나.






동네 이름은 모르지만 아무튼 게스트 하우스가 있던 동네.

내가 사는 동네보다 훨씬 조용하고 인적 없는 주택가. 짜증날 정도로 깨끗하다.

담배 꽁초는 커녕 껌자국 조차 없는 길. 도대체 나는 어디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한국이었으면 이 정도 구석에 담배 꽁초 쌓였겠다 싶은 곳에도 그딴 거 없고 깨끗해서 당황스럽다. 아마도 다들 집 안에서 피우는 것 같더라. 담배는 나가서 피우던 한국 거주 문화와의 결정적 차이.





간단하게 짐을 풀고 난바(難波) 진출.

저게 그 유명한 카니도라쿠(かに道楽).
움직이는 모형 간판이라니, 신기하다.

저 전력을 충당하려면 음식값이 비싸겠지.






마찬가지로 유명한 코나몬 뮤지엄(コナモンミュージアム). 문어 간판도 움직이는데, 좀 징그럽다.
일본에서 먹은 첫 음식, 타코야끼. 한국에서 먹는 거랑 큰 차이 없다.






도톤보리(道頓堀)강과 인접한 화려한 상가. 여기가 에비스바시(戎橋)인 것 같다.
오며 가며 여길 많이 지나다녀서, 당시엔 이 경치를 외워서 그리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진 왼쪽에 작게 찍힌 롯데리아 화장실을 몇 번인가 썼는데, 일본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더러운 화장실.


미국 영화 보면 사막 질주하는 트러커들이 맥주 한잔 마시러 가는 주점이 있다. 그런 주점에 딸려있는, 매춘부랑 변기 위에서 섹스하는 장면에 많이 나오는 그런 화장실 만큼이나 더러웠다.

역시 관광객 러시에는 일본도 짤 없어.






도톤보리의 명물 글리코(グリコ)맨. 만화에서 엄청 패러디 됐던 그 것.
나 진짜 일본 왔구나.

저 포즈에 맞춰서 사진 찍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간판 화면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역시나 오사카의 명물인 쿠키점, 쿠이다오레 타로(くいだおれ太郎).
생각해보면 쿠키를 좀 샀어야 되는데 너무 정신이 없었다. 샀어야 했는데.

저 인형이 계속 북을 치는데, 저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저 소리를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 같다.

기념품 굿즈라도 좀 샀어야 했는데.






차슈가 들어간 돈코츠 라멘으로 일본 첫 끼니.

한국에서 먹던 라멘에 대한 인상은, 딱히 취향이 아닌데 먹으라면 그냥 또 먹을 수 있는 그런, 이도 저도 아닌 맛. 라멘 역시 한국에서 먹던 거랑 별 차이 없다. 그렇겠지, 들어가는 재료가 똑같으니.


일본에서의 첫 라멘은 그런 느낌이었다. 
건방지게 여행 첫 날부터 한국 인스턴트 라면 생각이 난다.
누가 들으면 일본에서 반년 쯤 산 줄 알겠다.






또 다른 명물 즈보라야(づぼらや)의 등 간판. 복어 등을 내걸었으니 복어 요리를 파는 집이겠지?
관심이 안 간다. 첫 여행에 복어 먹다가 죽으면 웃기지도 않을 것 같다.






다만 복어 풍선은 맘에 들었다. 팔면 사고 싶음.






도톤보리강.
여기에 비하면 청계천은 그냥 골목길이구나.

여기 쯤 오니까 진짜 외국에 왔다는 게 실감이 100% 되더라. '이국적'이라는 말이 이런 거였군.

저 멀리 돈키호테(ドキホ-テ)도 보인다. 그 곳은 지름의 늪.






역시 타코야끼로 유명한 맛집 앗치치혼포(あっちち本舗)
사 먹진 않았다. 하루종일 타코야끼만 먹을 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그래도 먹어 볼 걸 그랬다.

여행은 늘 후회를 남긴다. 먹지 않은 것, 사지 않은 것. 걷지 않은 길.






아예 강변으로 내려오니 길빵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무리인 척 섞여서 한 대 피운다.
강바람 맞으면서 피우는 담배의 맛. 한강이랑 별 차이 없다.

일본 사람들은 길에서 담배를 안 피우는구나,
아니 일본 사람들도 길에서 피우는 사람은 피우는구나.
라는 오해와 이해가 단 몇 시간 만에, 이게 여행하는 맛.






결국 찍었다. 오레모 구리꼬만.






숙소로 돌아왔는데 방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 즉흥적으로 숙소 이동 결정.
아얘 난바 근처로 옮겼으니 차라리 잘 됐다.


숙소 옮기기 전 씻고 잠깐의 마실.
나는 걸을테니, 동네 백수처럼 뒤에서 자연스럽게 하나 찍어라, 해서 찍힌 사진.
관광객 티 안 나는 사진이 하나 갖고 싶었다.


동네 어슬렁거리다가 음료수나 한 잔 때릴 요량으로 아무 가게나 들어갔는데, 마침 한국에서 오래 전에 이민 오신 아주머니가 주인인 가게. 신기하고 반가웠다. 이민와서 일본인으로 산 세월이 내 나이보다도 많으시던데, 한국말 거의 안 잊으셨더라.




덧글

  • 따뜻한 허스키 2015/12/03 09:18 #

    하하ㅋㅋ재밌는 여행기에요^^
  • 멧가비 2015/12/03 16:44 #

    감사합니다. 재밌어 보였으면 했는데 성공.
  • 사장님 2015/12/03 19:41 # 삭제

    우백호는 왜 안데려가셨죠..
  • 멧가비 2015/12/03 22:14 #

    이 다음 여행에 같이 갔습니다.
  • 유나 2015/12/04 11:09 #

    앗치치는 다음에 가시면 진짜 추천입니다.
    다른곳보다 맛있어요.
    담배는... 젊은 사람들도 나이든 사람들도 많이들 휴대용 재떨이 가지고 다니더라구요. 그리고 아직은 카페나 술집이나 다 담배 피울 수 있어서 거기서 많이들 피워요.

    다른 일본 도시랑 비교하면 오사카가 가장 더럽더군요;;;; 나고야 같은 곳 가면 이 동내 사람들은 청소만 하고 사나 싶습니다;
  • 멧가비 2015/12/04 11:54 #

    네, 흡연자들 동선은 일본 체류 3일째 되니까 눈에 보이더군요.
    금연자보다 흡연자가 우선인 카페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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