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오사카(大阪) 여행 - 02 (오사카성) by 멧가비


아침에 다시 나선 도톤보리 거리.

사람이 많다. 관광객도 많다.


오사카의 4월 날씨는 체감상 한국의 6말7초 쯤 된다. 게다가 짠바람이 불어서 습하기까지.
더위! 습기!! 평생의 숙적을 현해탄 건너 이억만리 타향에서 다시 만나다니.



거리 곳곳에 작은 사당이 꽤 많이 설치되어 있다. 실제로 새전을 바치는 사람은 못 봤지만 어쨌거나 설치는 돼 있다.

서구식으로 잘 다듬어진 세련된 대도시인데도, 일부러 티 내듯이가 아니고 그냥 존나 자연스럽게 전통 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멋지다. 이건 진짜 부러운 부분.






뭔가 되게 있어보이는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음식 값이 비쌌던 것 같다.





이건 대체 뭔가 싶은 낯선 음식들. 밥은 흰 쌀밥.

돌이켜보니, 상당히 맛있는 음식들이었는데 잠이 덜 깨서 남의 혀로 맛 본 것 같았다.
비싼 거 먹어놓고 기억 못하면 아깝다.






오사카성(大阪城) 가는 날.
역사(驛舍) 내부만 봐도 여기서 나가면 오사카성이 있는 걸 알겠다.






오사카성 공원.

꽃 그리고 꽃같은 아가씨들.
뒷모습 찍어서 스미마셍.






드디어 오사카성 천수각이 보인다.

여기서 사극 찍으면 공성전 장면이 멋있을 것 같다.

한국에도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는 옛 성이 있는지, 문득 한국 팔도 여행이 다니고 싶어졌다.
안 다니겠지만.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오사카성 진짜 천수각은 이미 다 작살나 없어졌고 저건 나중에 똑같이 재현한 모조품이라고.

안에 들어가도 딱히 볼 거리 없다. 그냥 관광객들 코 묻은 돈 빼먹는 곳.






천수각 내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기념품 가게 앞,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있던 하늘색 잉꼬 한 마리.
자릿세 받는 건달치고는 아름다운 자태.






다시 돌아온 난바. 초저녁의 난바는 또 느낌이 다르다.

간판들이 개성있다. 간판들이 서로 나 좀 보라며 튀어나왔지만 전부 세로로 긴 형태라서, 건물들과 결이 같아 미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게다가 다들 개성있으면서도 묘하게 거리 자체와 조화를 이루는 느낌.

한국 번화가도 기왕에 간판 전쟁을 할 거면 다 똑같은 네온사인 말고, 좀 더 창의적으로 튈 방법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사대주의자가 되어가는 건가.






저 도톤보리 제로 카페 커피가 맛있다.
예쁜 여자들도 많고 외국인들도 많다.






길치에 방향치인 나는 증지위 닮은 아저씨 현수막을 내 나름대로 랜드마크 삼아서 거리를 돌아다녔다.






코나몬 뮤지엄(コナモンミュージアム) 오늘은 안 감.
즈보라야(づぼらや)는 앞으로도 갈 생각 없음.






복잡한 난바 거리 가운데 작게 숨어있는 어느 허름한 야끼소바집.
허름하다기보단 곱게 낡았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일본이니까 일본어로 쓰여진 간판.
그리고 각종 조미료들.






음식 사진을 찍고,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고. 한국에선 안 하는 일들을 많이 했다. 

오코노미야끼를 먹고서야, 아 이거다! 하고 무릎을 탁 쳤다. 관용구가 아니라 실제로 쳤다.
처음 느낀 본고장의 맛. 한국에서 먹어본 거랑 맛이 다르다.






O가 한참을 미쳐있었던 파칭고 가게. 10분만 하고 나온다더니 구라였다. 
구라 잘 치는 내가 늘 정직한 O에게 속았다.


덕분에 약 두 시간 가량을 혼자 길바닥에서 죽 때린다.
노름도 싫지만 실내가 너무 시끄러워서 남 하는 거 구경도 못 하겠더라.

벤치에 앉아 음악 좀 듣다가, 졸다가, 편의점 들어가서 사람 구경 좀 하다가.
외국까지 와서 두 시간을 길에서 멍 때리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고 체험이다.






그래서 결국 아까 그 도톤보리 제로 카페에 왔다. 제법 운치가 있다.

외국이라도 혼자 커피 마시는 건 편안하고 좋다.






한국에서도 안 사먹는 조개구이를 일본에 와서..

아무튼 이틀 째도 또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