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라 3 사신 이리스 각성 ガメラ3 邪神イリス覺醒 (1999) by 멧가비



헤이세이 가메라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세 번째 영화. 나카야마 시노부 여신의 귀환임과 동시에 갸오스, 샤먼 소녀의 등장 등 1편과 어느 정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형식을 택함으로서 3부작의 수미상관식 구조를 완성한다. 가메라의 전담 샤먼 아사기는 여전히 개근한다.


처음부터 훌륭했지만 점점 좋아지는 헤이세이 3부작, 기적적으로 그게 진짜 된다. 이번엔 숫제 시작부터 시부야부터 조지면서 시작하는데, 정말 일본 특촬 괴수물 역사 전체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기적은 여지없이 행해진다. 가메라가 첫 등장하는 시부야 파괴 장면은 압도될 수 밖에 없다. 바다에서 기어 올라든지 하는, 이제와서 하나마나한 얘기는 쌈빡하게 생략하고 그냥 턱 하니 등장해서 일단 다 때려 부수고 본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도시가 작살나는 모습을 박력있게 묘사함으로써 현장감과 리얼리티를 잃지 않는다.


분명 가메라는 늘 인간의 편이었는데도 가메라가 내딛는 걸음에서 나오는 스플래시 데미지로 도시가 파괴되고, 가메라가 폭파시킨 갸오스의 시체는 운석처럼 떨어져 인명 피해를 입힌다. 전작에서 샤면 소녀와의 교감이 끊김으로 인해 아주 약간의 의식을 제외하곤 사실상 흉포한 다른 괴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


영화는 그렇게 시선을 바꿔서 가메라를 본다. 간접적으로나마 가메라에 의해 붕괴된 가정의 소녀가 가메라의 안티 테제 역할인 적 괴수의 사면이 된 것. 가메라든 갸오스든 누가 어느 편이든 간에 결국 괴수의 싸움이 미치는 손실은 마찬가지다라는 시선을 취하고 있다. 그런 괴수의 재앙적인 이미지를 거국적 차원에서가 아닌 아닌, 한 가정에 포커스를 맞춘 사이즈로 보여주는 것이 신선하다. 역시 괴수가 주인공인 작품에서도 드라마는 인간의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 영화는 잊지 않는다.


가메라에 대한 소녀의 앙심도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체 불명의 괴수를 길러낸다는 전개는 역시나 한심해 보인다. 중2병의 증세가 한 도시를 거덜내는 수준이라는 거다.


그런가하면 소녀과 끊임없이 교감하는 이리스의 생김새에서 촉수물을 얼핏 떠올리기도 쉽고, 이리스가 소녀에게 집착하며 삼키려고 하는 모습에서도 에로티시즘의 코드를 읽을 수가 있다. 이리스가 소녀를 적신다!! 전작, 전전작에는 없던 일본 서브컬처 특유의 페티쉬가 꽤 적극적으로 도입 됐는데, 과연 세기말이다.


낭창낭창하고 알록달록한 이리스의 디자인은 전작의 레기온보다 더 싫다. 투박하고 단단해 보이는 가메라에 대한 안티 테제의 역할에 충실한 디자인인 것 같은데, 굳이 디자인까지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저렇게 꾸물텅거리는 놈한테 가메라가 얻어 맞고 있으니 그냥 가메라가 되게 후져보이는 효과만 가져올 뿐이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메라의 멋짐은 끝이 없다. 거의 극에 달한 느낌. 원리 같은 건 알고 싶지도 않은 화려한 비행 기술도 여전하거니와, 전작의 메가 입자포만큼의 강력한 이미지는 없지만 대신 간지 하나는 더 확실한 불주먹이 있었다. 그 불주먹 장면 하나를 위해 3부작 전체가 존재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나다.







연출 카네코 슈스케
각본 이토 카즈노리
특촬 히구치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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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잉잉잉주호멍츙이 2015/12/10 16:17 # 삭제

    서유기 선리기연의 주인, 인간 로켓티어의 제니퍼 코넬리랑 더불어 저의 3대 여신 중 한명인 나카야마 시노부네요. 본거라곤 정무문 밖에 없지만.. 사랑합니다!
  • 멧가비 2015/12/11 18:44 #

    그 3대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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