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후 인물평 - 클라라 오스왈드 1 by 멧가비



시즌9 피날레 리뷰에도 썼지만 클라라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써 보자면,

클라라라는 인물이 등장 내내, 혹은 12대 닥터(이하 카닥)와 함께인 시즌8부터 꾸준히 논란이었던 게 '닥터의 영역을 침범'하는 비범함 때문이었다.


통제광 (Control freak)이라는 별명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 거지만, 쉽게 말 해 '지고는 못 사는 성미'가 다른 인물들에 비해 유독 강하기 때문에 선대 컴패니언들과 달리 닥터의 지시에 의해 재깍재깍 움직이기 보다는, 상황을 자기 주도로 통제하려는 성격이 강했다는 거다.


이런 면은 11대 닥터(이하 맷닥) 때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카닥 시즌부터 두드러지는데, 남친처럼 스윗하게 다 받아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져주던 맷닥과는 달리 옹고집 노인네처럼 구는 카닥과 성격적으로 마찰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모팻부터가 컴패니언한테 이런 저런 대단한 설정을 붙여줘서 존재감을 키우는 타입이다보니, 급기야 '닥터 후'가 아닌 '클라라 후'로 제목을 바꿔야 되지 않냐는 말 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클라라의 마지막 출연분인 912편에선 'Clara who?'라는 대사가 나오기까지 했다. 모팻은 다 알고 있었다.)


닥터의 행동을 불꽃 따귀로 제지하는 행동이라든지, '내가 닥터다'라고 구라를 치거나 닥터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모습도 보이곤 했는데, 그 결과가 자신의 죽음이라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여지를 많이 준다. 과연 인간 컴패니언이 넘지 않아야 할 닥터의 영역은 어디부터인가, 라든지 말이다.



하이브리드 예언도 그렇고, 마지막은 닥터에게서 독립해 자신만의 시간 여행을 시작했다는 점 역시 늘 닥터와 자신을 동일시 하던 면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쨌거나 이론적으로 불사의 몸이 된 것도 닥터와 비슷하거니와 '훔친 타디스를 타고 갈리프레이를 떠난 도망자'라는 아이덴티티까지 갖췄으니 과연 '클라라 후' 답다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닥터가 클라라의 기억을 잃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그 '극성의 반전' 때문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극성을 반전시켰다'는 3대 닥터에서부터 시작된 닥터의 시그니처 대사 중 하나인데, 닥터도 반신반의했지만 어쨌거나 클라라는 그 극성의 반전을 성공시켜서 자기가 닥터의 기억을 잃는 대신 닥터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 이 역시 '클라라 후' 다우면서도 '통제광' 답다. 좆까, 내 기억은 내 꺼임, 그건 닥터도 못 뺏어, 하는 식이지.



마지막으로, 클라라의 타디스가 갖춘 외형도 생각해 볼 만하다. 닥터와 클라라의 마지막 만남은 미국 네바다 주의 한 식당이었다. 정확히는 맷닥이 에이미와 로리, 리버와 만났었던 식당의 모습을 흉내 낸 타디스였는데, 맷닥-에이미의 추억의 장소까지 클라라가 차지함으로써 카닥은 물론이고 맷닥의 추억까지 독점한다는 인상을 준다.


비슷한 예로, 맷닥이 카닥으로 재생성 하던 순간에 클라라를 앞에 두고서도 에이미의 환영을 보며 떠났기 때문에 역시 맷닥의 컴패니언은 에이미라는 느낌을 주지만, 시점을 바꿔 작중 서사-클라라의 시점으로는 맷닥이 재생성 전 걸었던 전화를 클라라가 받았기 때문에 역시나 결과적으로 맷닥과 마지막으로 접촉한 것도 클라라로 기억된다. 정말 클라라는 마지막까지 모든 걸 손에 움켜쥐고 떠난 추억 포식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이래저래 어그로도 많이 끌고 튀는 행동을 많이 했지만 한 번 쯤은 있어도 괜찮을 법한 스마트한 컴패니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시작부터 죽음까지의 수미상관적인 면도 있고, 특히 그 최후는 '닥터의 영역에 침범했던 인간 컴패니언'에 걸맞는 꽤 그럴듯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덧글

  • 니킬 2015/12/12 00:29 #

    그러고보면 닥터의 영역에 도달했다가 결국 기억을 상실하게 되는 전개는 바로 전전 컴패니언인 도나가 비슷하게 했던지라 이번에도 같은 패턴일까 반신반의했는데, 기억을 안 잃은 데서 그치지않고 아예 자신의 여행을 떠나는 결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멧가비 2015/12/12 01:29 #

    도나의 전철을 밟은 선에서 만족하지 않을 것 같더군요.
    클라라나 모팻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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