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브레이크 시즌1 (2005) by 멧가비


이제야 본 전설의 미드. 명불허전이라는 감탄과 동시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왜 이런가, 하는 의아함이 공존한다.


일단 되게 재밌다. 연출이랑 편집이 예술이다. 진짜 잠깐이라도 딴 생각할 짬 없이 몰아치는 느낌. 몰입감과 중독성으로 먹어준다.


초반의 그 대단한 설정 공개 파트를 넘어가고 본격적인 전개에 들어서면 이게 뭐여, 하는 느낌이 더 자주 든다.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스코필드가 설계한 트릭과 지략으로 인한 탈옥의 계획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일텐데, 거기서 엄청난 구멍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스코필드의 계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90퍼센트 이상 되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책상놀음이었다는 것. 자잘한 거 다 떠나서 큰 것만 따져 봐도, 교도소장이 타지마할 모형을 만들고 있지 않았거나 새라가 스코필드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계획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었다. 폭동 장면에서 스코필드가 죽을 가능성도 높았는데 그냥 하늘이 도운 건지 치트키를 쓴 건지, 그 아수라장을 존나 유유히 걸어다닌다.


존나 이해가 안 가는 건, 스코필드가 티백과 부딪히는 단초가 된 바로 그 나사못이다. 그 나사못이 대체 뭐길래 감옥 안 그 많은 나사 중에 딱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며 규격과 상관 없이 어차피 갈아서 쓸 거면 왜 꼭 그 나사못이어야 했냐는 거다. 애초에 사제 무기가 널린 감옥의 특성상 누군가가 이미 나사못을 빼서 쓰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스코필드의 허술함은 링컨의 한 마디로 요약이 된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 인간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해 스코필드는 너무 무심했다.


하지만 그 외에 수 많은 각본상의 헛점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 하지만 존나 재미있다. 구성 자체가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동료 모으기'의 플롯은 어지간하면 남자들한테 먹히는 꽤 마초적인 구성인데다가 하필 장소도 감옥이니 말이다.


말로만 듣던 그 티백 역시 명불허전. 다만 이야기의 지향점 자체가 '탈옥'에 맞춰져 있다보니 생각보다 일찍 동료 아닌 동료로 합류함으로서 악역으로서의 가능성을 좀 더 보여주지 못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차라리 '감옥 생활' 그 자체를 다룬 다른 드라마였더라면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을 것 같다.


워킹 데드 로리가 이 드라마에서 히로인이었는 줄은 몰랐다. 이게 되게 반전. 게다가 심지어 청순미까지 풍기는 비련의 여의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