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1 (2013) by 멧가비


여자 전용 감옥이 배경인 드라마라길래 궁금했는데, 기존 감옥 배경 작품들이랑 성격이 크게 달라서 신선하고 재미있다.


말이 감옥이지 약간의 통제만 제외하면 거의 해병대 캠프처럼 보일 정도로 꽤 자유로운 감옥. 예능 여자들 나오는 시즌의 '진짜 사나이'가 대충 저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잘은 모르지만 중범죄자가 아니면 이 정도로 인권이 보장되는 수감 시설이 실제로 있나보다,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주인공 파이퍼가 처음 입소할 때는 진짜 무슨 프리즌 브레이크 여자판처럼 하나같이 무섭게 보였는데, 파이퍼가 조금씩 적응하는 속도에 맞춰 여 수감자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재미있는 캐릭터가 하나씩 공개되는 흐름이 재미있다. 아무래도 남자들의 감옥 이야기는 인종간 싸움이라든지 강간, 살인, 밀수 등 재미있지만 조금 뻔한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기 쉬운데, 이 드라마는 그런 것보다는 인물들의 개인사와 관계 형성에 더 집중하고 있다. 감옥물을 빙자한 휴먼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 시트콤 형식은 아니지만 다소 시트콤같은 구성도 섞인 느낌.


파이퍼는 일단은 메인 주인공이지만 캐릭터로서는 좀 별로다. 본능적으로 자기 인생을 꼬이게 만드는 길을 찾아다니는 유형의 캐릭터. 그러면서 동시에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전형적인 드라마퀸의 한 부류로 보인다. 이런 유형의 캐릭터는 보기 피곤해서 취향에 안 맞는다. 그러면서도 파이퍼가 비 맞은 강아지처럼 빌빌대면서 다른 수감자들한테 치이는 모습은 재미있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한다.


여러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들이 있지만, 수제 칼로 찔러 죽이는 본격 감옥물이 아닌 이상 주인공과 적대적인 포지션이라 해도 악당이라기 보다는 귀여운 수준. 미친 눈깔이나 광신도(펜사터키) 등 파이퍼와 제일 눈에 띄게 부딪히는 캐릭터들이 인상 깊은데 다음 시즌들에서 어떻게 변할지 특히 기대된다.


최근 2, 3년 내에 본 미드들 대부분 보다가 접었는데, 이건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빨리 다음 시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