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그리고 종말 시즌1 (2015) by 멧가비



You, Me and the Apocalypse (2015) 


초반은 그냥 세계 종말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인 것 같았다. 무거운 소재에 가벼운 화법이라는 점에서 '더 롱맨즈'랑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강렬해지는 분위기, 이야기가 다루는 묵직함의 밀도는 높아지고 극은 정말 세계 종말이 다가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고 지구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건 첫 회부터 확정 지어놓고 시작했음에도 극의 분위기가 워낙에 유쾌해서 마치 그런 일이 안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점점 그게 진짜로 벌어질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 불길한 기승전결의 흐름과 템포가 좋다.


그와 동시에 점 조직과 같았던 등장 인물들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는 흐름 역시 재밌게 잘 짜여져 있어서 좋다.


영드 미친 영드 하며 늘 느끼는 거지만 자비 없이 치닫는 전개도 이야기의 완성도를 더한다. 오프닝의 화자가 제이미가 아닌건가 설마, 하는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가겠지 하는 마음도 있던 게 사실인데, 짤탱이 없이 그냥 메테오 샤워의 한복판에 알몸으로 내몰리는 결말이라니. 설마 설마 하는 게 그냥 사실이 돼 버리는 게 역시 영드.


영국 방송사는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시청률이 그렇게 안 나온 것도 아니라는데, 이렇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왜 캔슬하냐고 왜. 아무도 이해못하는 이유로 캔슬 시킬 거면 애초에 편성을 하질 말어라 방송국 놈들아.


세계 멸망하는 드라마인데 드라마가 먼저 멸망하다니. 아워 주 이후로 캔슬에 이렇게 분노해보긴 오랜만이다.




덧글

  • nenga 2016/03/12 00:53 #

    결말 봐서는 애시당초 시즌 2를 염두에 둔 것갗지 않더군요
    시즌 2가 나오면 웬지 사족같은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잘 만들면 되기 합니다만...

    아직 미국에서는 방영 중이니 시즌 2가 나올 가능성이 제로는 아닐지도
  • 멧가비 2016/03/12 16:59 #

    처음부터 한 시즌 짜리로 기획 됐다면 막판에 그렇게 떡밥들을 던졌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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