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2 (2014) by 멧가비



시즌1도 채프먼 혼자만 나온 건 아니지만, 시즌2는 특히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아져서 재미있다.

마냥 예쁘기만한 이탈리안 순둥이인 줄 알았던 모렐로의 기가막힌 과거 이야기는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이었고, 로사 할매는 멋스럽던 과거와 죽어가는 현재의 모습의 갭에서 느껴지는 인생무상 같은 게 느껴져서 뭔가 깊다.


친절한 할배 같으면서도 뭔가 찜찜하던 힐리는 더욱 복잡한 인물이 되어간다. 힐리,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라 피로가 느껴지는데 힐리 이야기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긴 하다. 카푸토와 피그의 대립에서 카푸토는 중간 관리직의 애환 같은 게 느껴져서 짠하고, 피그는 시즌 내내 끝판왕처럼 굴더니 한 방에 무너져서 질질 짜며 카푸토 바지 벗기는 게 너무 예상치 못한 전개라 웃겼다. 뭔가 적과의 동침 같은 관계가 되는 듯 하다.


전 시즌에서 채프먼한테 뒈지게 얻어터졌던 펜사터키는 광신도 기믹을 버리고 미묘하게 귀여워지고 있다. 역시 기대했던 만큼 더 다양한 재미가 있는 캐릭터였다. 펜사터키 존나 좋아 시발.


그런 와중에 시즌 내에서 제일 굵직한 이야기였던 레드와 븨의 대립은 전에 없이 무겁다. 이 드라마 자체가 남자들 교도소 이야기처럼 폭력이 난무하지 않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서 좋았는데, 레드-븨 이야기는 그냥 대놓고 갱스터 느와르다. 할매 자객도 나오고 레드도 살인할 뻔 하고. 이 스토리 하나 때문에 좋았던 캐릭터들이 엄청나게 많이 비호감으로 돌아선다. 특히 미친 눈깔은 전 시즌과 같은 캐릭터가 맞는지 놀라울 정도. 카리스마 대왕이었던 레드의 몰락은 좀 안타깝다. 다음 시즌에선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다른 비중 있는 캐릭터들 때문에 묻히는 감이 있지만, 뭔가 현실적이면서 제일 짜증나는 캐릭터는 신디. 딱히 생각도 없는 것 같고 그냥 하루 하루 먹고 싶은 거 잘 먹으면 장땡인 목소리만 큰 캐릭터. 도라에몽 퉁퉁이가 생각난다.


주인공인 채프먼도 나름의 성장세가 있어서 재밌다. 독방 돌고 고등 감옥 한 번 돌더니 눈빛은 꼭 5년 이상 묵은 재소자처럼 완벽히 이 바닥의 미친년이 됐더라. 레즈비언 애인 출감하고 나서 되도 않는 러브라인이 사라지니까 훨씬 재밌는 캐릭터가 됐다. 바깥세상 애인이랑 베프 바람나는 건 워낙 재미없는 스토리 라인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


다음 시즌도 펜사터키 보는 재미로 보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