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3 (2015) by 멧가비

Orange Is the New Black

앞의 두 시즌보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를 다뤄서 더 재밌어졌다. 뭣보다 시즌2에서의 살벌함에서 벗어나 다시 오뉴블 특유의 소소함으로 돌아온 점이 맘에 든다.


노마 스토리를 통해 컬트 종교가 탄생하는 과정, 미친 눈깔 스토리를 통해 광적인 팬덤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등 뭔가의 '시작'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 채프먼을 통해 갱스터 비즈니스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처음 입소할 때 벌벌 떨던 채프먼이 어느새 큰 손으로 성장한 점이 재밌다.


교도관 노조 형성과 해체를 통해 전 시즌들에선 깊이 들어가지 않았던 교도관들의 직업적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교도관들 이야기까지 다뤄줌으로 해서 드라마 전체가 마치 쇠고기처럼 버릴 데가 없게 돼버린다. 존나 짱이다 이 드라마.


개인 스토리 중에선 펜사터키의 자존감 문제가 제일 찡하고 여운이 깊게 남는다. 채프먼이랑은 다른 의미로 성장형 캐릭터다.


큰 스토리를 끌고 가진 않지만 은근히 꾸준히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힐리 교도관은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세 시즌을 통해 이 사람의 다중적인 면이 잘 묘사되는데, 되게 점잖고 공정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편견이나 집착이 있고 성질도 급한 소인배같은 면도 있다. 다만, 그 스스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며 그를 위해 노력도 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계속 돌아보는 등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오래 참지 못 하고 방법을 가끔 잘 못 선택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런가하면 그러한 노력들이 진정성이 아닌, 너무나 한심한 '애정결핍'에서 비롯된다는 얄팍함도 가지고 있다. 심정적으로 지지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볼 여지가 많아 보인다.


비중있던 인물들이 갑자기 하차해서 좀 휑한 감이 있었는데, 니키는 다음 시즌에 돌아온다니 다행이다. 미남 교도관은 사실 더 끌고 가기엔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애매한 면이 있긴 했다.


마지막 호숫가 장면은 정말 근래 본 영화, 드라마 통틀어서 손 꼽힐만한 명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