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마 Dogma (1999) by 멧가비


가톨릭 세계관에 대한 케빈 스미스의 유쾌한 해석도 어느 정도 읽히지만 전체적으로는 진지한 고찰이나 날카로운 풍자 그딴 거 관심 없고, 그냥 감독이 종교에 대해 알고 있는 혹은 생각하는 몇 가지 조크들을 써먹고 싶었을 뿐인 것 같다. 신성모독 논란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 당시 종교판 사람들은 이 정도 웃어넘길 유머 감각도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한심하다. 지금이라고 다르겠냐마는.


가톨릭 천사인데 이름이 로키이질 않나, 그리스 신화의 뮤즈가 스트리퍼 알바를 뛰고 있는 것도 모자라 아얘 똥 괴물이 나와 똥 잔치를 벌인다. 이런 영화에 종교적 성찰은 무슨. 그냥 종교 냄새 슬쩍 풍기면서 깐죽대보자는 거였겠지. 조지 칼린의 출연 자체만으로도 종교 풍자 냄새 하나는 확실히 잘 풍긴다. 물론 내가 종교 개뿔도 몰라서일 수도 있지만.


로키와 바틀비가 햄버거 회사 본사에 쳐들어가 간부들을 쏴 죽이는 장면이 캐릭터 마케팅 비즈니스에 대한 풍자라는 해석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그럴리가 있나. 케빈 스미스 본인부터가 자기 얼굴로 만든 피규어를 팔고 있는데.


종교적 지식이 일천해서 놓치고 가는 포인트가 꽤 있었을 것으로 짐작하는데, 그나마 '다섯 번째 아담'이나 '열세번째 사도' 같은 유머는 알기도 쉬우면서 신선하고 좋았다. 메타트론의 무성(無性) 인증 장면은 꽤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전작인 '체이싱 에이미' 까지를 '뉴저지 3부작'이라 칭한다지만 이 영화도 클라이막스는 결국 뉴저지에서 벌어진다. 뭣보다 제이와 사일런트 밥 콤비가 주연급으로 등장까지 하는데 뉴저지 시리즈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기타

1. 내가 앨런 릭맨,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를 처음으로 인지한 영화이기도 하다. 맷 데이먼이 주연으로 출연한 유일한 케빈 스미스 영화이기도 하고.


2. 역시나 스타워즈 페티쉬가 빠지지 않는데, 제이와 사일런트 밥이 자신들을 한 솔로와 추바카에 비유한다. 이거야말로 신성 모독이지.


3. 하키 페티쉬 역시 빠지지 않길래, 역시나 싶었다.


덧글

  • 닛코 2016/04/19 22:46 #

    왜 앨라니스 모리셋 얘긴 빼놓으신 겁니까. 무려 신인데!
  • 멧가비 2016/04/19 22:55 #

    기독교 신은 관심이 없고 앨라니스 모리셋은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요. 원래대로 엠마 톰슨이 캐스팅 됐다면 관심이 갔을 거예요.
  • 닛코 2016/04/19 23:07 #

    가장 논란이 되었던 건 그 신 때문이 아니었나요. 뭐야 이거?하고 지켜본...
  • 멧가비 2016/04/20 20:54 #

    제가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야훼의 캐릭터에 여성성을 부여한 게 그리 이상해 보이진않았습니다.
  • Semilla 2016/04/20 13:07 #

    그리고 십여년 뒤에 케빈은 레드 스테이트를 만들지요...

    나름대로 종교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여서 좋아했어요. 조크로 비튼다는 것은 그만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니까요.
  • 멧가비 2016/04/20 20:55 #

    케빈 스미스 영화를 꾸준히 보신 분이셨군요. 전 딱 점원들2 까지라서..
  • Semilla 2016/04/21 02:36 #

    남편이 팬이라서 터스크 빼고 다 봤어요. 옆 도시에 방문했을 때도 보러 갔었고요. 터스크도 언젠가 보기는 볼 생각인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돼서...
  • 2016/04/24 22:4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4/27 23: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04/29 20: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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