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 영화의 관점에서 봤을 때, 물론 쿠엔틴 타란티노가 들으면 콧방귀나 뀌겠지만, 복수가 끝난 후엔 복수를 행한 자 역시 또 다른 괴물이 된다는 건 오래 전부터 복수 영화들이 입을 모아 하던 얘기다.
토니가 버키에 대한 복수를 결국 마쳤다면 그 이후도 있겠지. 사상 처음으로 의도한 살인을 저지른 토니의 멘탈은 어쩌면 '아이언맨 2' 시절보다 훨씬 더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았을까. 멘탈도 문제지만 협의안을 어기고 무단으로 행동한 것도 모자라 사법 처벌의 죄까지 짊어져야 한다.
캡틴이 버키의 친구라는 점도 걸리지만, 바꿔 생각하면 간단하다. 그 대상이 버키가 아니었더라도 캡틴은 토니를 위해 토니를 막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캡틴은 버키와 토니 모두를 구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다소 차분하게 가라앉은 듯한 토니의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버키와 토니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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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는 정말 추측,
타인을 향한 화가 가라앉으면 그 다음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 내가 토니였다면 캡틴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팀을 갈라놓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선택 혹은 방법 어디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지를 찾으려고 하겠지. 구금된 동료들을 보며 미안함과 책임감도 이미 느꼈을 거고. 파옥(破獄)이라는, 자신은 할 수 없었던 일을 캡틴이 한 것을 알고 마음이 놓이고 이제 다시 또 그 다음을 생각하겠지. 다음에 만날 때는 어떻게 될지를.
물론 캡틴에 대한 섭섭함과 원망이 남아 있을 거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한 켠으로 고마움을 느낄 수 없는 건 아니다.
덧글
하워드의 죽음에 대한걸 숨겼다는게 결국 마지막 싸움의 시작이 되었지만, 캡틴이 이에 대해서 사과했고 통신수단도 전달했으니 인피니티 워에는 무리 없이 같이 싸울것 같습니다.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버키를 구하려는 사적인 마음이 강했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가 'he is my friend'라고 생각해요.
에반스의 발언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관객의 생각이 출연 배우의 독자적인 해석에 영향 받을 필요도 없다고 보고요, 블랙 위도우에 대해 whore, slut 등의 단어를 사용했던 인터뷰를 생각하면 캐릭터 해석력을 신뢰할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