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콕 Hancock 2008 by 멧가비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슈퍼맨과도 같은 도시의 천덕꾸러기 핸콕. 극중 대사처럼 미움 받으니까 미워하는 감정적 악순환의 연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핸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히어로로서의 행보 자체는 멈추지 않는다.


이 지점이 재미있는 게, 슈퍼히어로라기엔 지나치게 거칠고 무책임한 면이 부각된다는 거다. 영화 속 샤를리즈 테론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신, 천사 등으로도 불리우던 특별한 종족이 기원이라고 하니, 기억과 함께 정체성까지 잃어버린 핸콕으로서는 특별한 동기부여나 사명감 없이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에 의해서 범죄와 싸우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하긴 하는데 왜 해야하는지를 모르니까 목적에만 치중하고 옆과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


그렇게 본능만을 따라가고 모든 것은 내려놓은 채 부랑자에 가까운 삶을 살던 핸콕에게 친구가 생긴다. 친구이자 멘토인 레이는 슈퍼히어로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을 일깨워준다. 그냥 '초능력자'가 아닌 '슈퍼히어로'로서 세상에 반응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레이로부터 배운 핸콕은 그와 동시에 자신의 기원과 정체성까지 찾으며 수천년 간 이어온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을 맞는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어쩌면 슈퍼히어로 장르 전체를 정의하기도 하는 문구에 어울리는 영화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부수적인 피해'를 '시빌워'보다 먼저,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디테일하게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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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ullgorm 2016/05/02 21:22 #

    그리고 위험에 빠진 여성을 구출할 때는 미리 성희롱 등의 목적이 없음을 명확히 고지하고 구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최초(?)의 슈퍼히어로이기도 하지요.. 뭐 여러모로 독특한 맛이 있어서 재밌게 봤던 작품이네요..
  • 멧가비 2016/05/02 23:31 #

    성희롱 의도가 없음을 굳이 밝혀야만 했던 최초이기도 하고요.
  • 남채화 2016/05/03 14:59 #

    슈퍼 빌런 하나 정도만 있었어도 좀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헨콕이랑 그 여자랑 싸울때 중간에 지나가던 거대괴물로 떡밥도 슬쩍 깔아서 후속편 기대하는 중인데 과연 나올런지
  • 멧가비 2016/05/03 17:08 #

    거대 괴물? 그런 게 있었나요..
  • 남채화 2016/05/03 17:34 #

    헨콕이랑 메리랑 싸울때 뒤쪽배경에 폭발과 함께 거대한 인간형 괴수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도 영화볼땐 몰랐고 티비에서 언급이 한번 되고 나서야 알게됨.
  • 남채화 2016/05/03 17:40 #

    https://www.youtube.com/watch?v=VJGjCTFbAPk
    3분 23초쯤에 뒤에 커다란게 지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이 영상 보니까 빅뱅이론에서 레너드 역활 한 배우도 나오네요
  • 멧가비 2016/05/03 20:21 #

    그냥 죽마 타고 있는 사람이잖아요ㅋㅋㅋㅋ
  • 잠본이 2016/09/14 01:13 #

    코미디로 시작했다가 멜로드라마 되는 전개는 좀 벙쪘지만 캐릭터 자체는 좋았죠.
    테론누님은 이온플럭스와 퓨리오사와 여기의 '그분'까지 합치면 진짜 어디가서도 꿀리지 않는 초영웅 라이프가 아닐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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