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시즈 女子-ズ (2014) by 멧가비


특촬 기술이 사용됐지만 정석적인 특촬 영화는 아니고, 특촬물의 형식을 빌린 풍자 영화 쯤.


[시빌 워]에서 발의된 소코비아 협정에 대해 캡틴 아메리카는 말한다. '그럼 우린 가야할 곳에 못 가게 돼' 라고. 자율적 선의에서 비롯되는 행동이 누군가의 통제로 이뤄지기 시작하면 변질된다는 말의 함축이다. 반대로, 사생활의 불이익을 포기하고서라도 공공을 위해 희생하는 행위가 자의로 이뤄지느냐 타의로 이뤄지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라고 했지만 사실 그런 진지한 영화 전혀 아니고.



여자라는 사람들의 '여자스러움'에 대한 클리셰 코미디 정도 되겠다. 명색이 슈퍼전대인데 속눈썹 붙이느라 괴인과의 싸움에 안 나타나기도 하고 괴인이 미끌거린다며 안 때리는 놈도 있다. 슈퍼전대의 핵심 중 하나인 나노리(名乗り)도 박력 대신 귀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제목부터가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우리말로 치면 여자스, 즉 슈퍼전대 패러디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그냥 보통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 후쿠다 유이치가 늘 뭔가 비협조적인 자신의 아내를 보며 구상한 시나리오라고 한다. 영화는 철저히 성 편향적,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 본 궁금하고 모르겠는 여자들의 태도와 관계성에 대해 풍자한다.


역시 요시히코 시리즈의 감독 답게, 비슷한 느낌의 개그 사이사이에 여자들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레드의 직장 생활 묘사는 꽤 리얼하다. 하지만 귀여운 건 나사빠진 듯한 그린.


비슷한 설정의 [천체전사 선레드]를 봐도 그렇고, 이런 게 가끔 일본 보면서 부러운 점이다. 다른 나라엔 없는 로컬 장르를 자기들이 패러디 해버리는 문화 말이다. 슈퍼전대는 유년기에 한 작품 쯤 안 보고 자란 사람 없다 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 된 시리즈라, 누구나 그 양식미를 대충은 아는 거지. 그러니까 별 설명 없이 그냥 냅다 패러디 해 버려도 그게 먹히는 것.


저예산 패러디 코미디이면서 괴인들 퀄리티는 은근히 좋다. 일본의 특촬 노하우 수준을 알 수 있다.






연출, 각본 후쿠다 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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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겠다. 두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는 프로 연기자가 아니라 유투브 스타라고 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코미디 연기가 능숙하다. 여성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코미디로서는 '죠시즈'가 연상되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영화는 단지 여성에 대한 코미디만은 아니다. 그저 상황에 맞춰 코미디를 넣을 수 있는 타이밍이다 싶으면 귀신 같이 넣는 그 리 ... more

덧글

  • rumic71 2016/05/03 18:40 #

    그러고보니 지난달에 흡사한 내용의 꿈을 꾼 적 있군요. 영화 본편을 아직 못보았으니 단언하긴 힘들지만, 저 포함 혼성 전대였는데 여대원들이 정말 저랬습니다. 꽃단장 하느라 미적거리고 남친에게 채여서 우울하다고 미적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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